성숙한 다문화 사회를 위한 제언

[독자위원 칼럼] 조원권 우송대 대학원장·(사)한국다문화연구원장

2013-12-10     충청투데이

어느새인가 우리 주변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는 일이 아주 흔해졌으며 학교캠퍼스에서, 지하철에서, 마트에서 또한 식당에서도 외국인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2.8%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인의 인구유입은 1990년대부터 외국인 산업연수생으로부터 시작돼 2000년대 들어 최근까지는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의 급격한 유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몇해 전만 해도 얼굴색이 다르거나 머리색이 다른 외국인을 만나면 그들이 민망할 정도로 힐끗거리며 쳐다보았던 게 사실이지만, 최근 급속도로 우리사회의 '다문화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주변의 외국인들에게 우리는 익숙해지고 있다.

다문화사회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등 우리 사회의 소수집단과 소수 문화는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외국인의 모습에 익숙해진 만큼,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많이 성숙해졌을까? 우리 지역에, 우리 교실에 들어온 다문화가족에게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많은 다문화가족이 아직도 차별과 편견으로 괴로워하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차별당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편견을 이기지 못하고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이혼율이 일반 가정보다 높은 것도 상당 부분이 가정 내 차별과 편견에 원인을 두고 있음이 연구조사 결과로 나왔다.

다문화사회로의 급격한 이동에 따른 우리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이 아직은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반면, 다문화사회 정책수행을 위한 국가재정 부담이나 범죄증가와 같은 사회적 문제의 야기 등 부정적 요인들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농촌 전체가구의 상당수가 다문화가족이며 농촌 가구의 빈자리를 결혼이주여성들이 메워주고 있으며, 또한 곳곳의 산업현장에서는 일손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 자리를 6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화’로 발생되는 비용보다 ‘다문화화’가 가져다주는 편익이 훨씬 크다는 연구 조사결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안정된 다문화가족과 사회통합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큰 부분이 될 것이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상대방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 즉, 다문화수용능력이 결국 다문화사회로써 우리 사회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다문화시대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며 대처방식에 따라 이로운 점도 많은 만큼 다문화사회에 대한 국가적 비전과 방향설정을 통한 사회와 국가의 발전전략 마련이 향후 커다란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될 것임은 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