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로들 보이스피싱 무방비 노출
금감원직원 사칭 "당신계좌 노출됐다" 속여 안전한 계좌로 이체 유혹에 속수무책 당해
2008-09-24 유성열 기자
특히 보이스피싱 단골 주체로 악용되는 해당기관들은 피해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를 실시, 피해가 상당부문 감소했으나 인터넷과 다소 거리가 먼 농촌지역에서는 사기에 당하는 일이 빈번한 실정이다.
증평군에 사는 최 모(70) 씨는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하는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사람은 최 씨를 향해 "당신의 계좌가 누군가에 의해 노출된 상태다.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놔야 예금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범죄수법이다. 최 씨는 인근 은행으로 발길을 옮겨 5000만 원을 인출해 상대방이 알려준 계좌번호로 입금을 시켰다.최 씨는 또 다시 농협통장에 있던 1700만 원을 인출하기 위해 증평농협의 한 지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하는 최 씨의 모습을 본 은행 직원이 보이스피싱임을 직감, 대화 몇 마디를 건넨 뒤 송금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제천시에 사는 강 모(68·여) 씨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 강 씨는 지난 7월 9일 경찰청 보안과라고 사칭하는 사람으로부터 "누군가가 당신 예금을 인출하려고 하니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놔라"는 전화를 받고는 3900만 원의 피해를 당했다. 강 씨의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돈은 이미 인출된 후였다.
이에 대해 증평농협 중앙지점 박 모(35·여) 대리는 "업무를 보다보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듣는다"며 "현금지급기에 '금융사기피해에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게재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피해근절을 위해 세밀한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andrew402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