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객선 좌초 가슴 철렁, 세월호 사고 벌써 잊었나

사설

2025-11-20     충청투데이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천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제주에서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 중대한 인명피해 없이 탑승 267명 전원 구조됐다. 해경은 선장 등 3명을 입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2025.11.20 사진=연합뉴스.

지난 밤사이 많은 국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남 신안 앞바다 장산도 인근에서 승객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히는 사고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행이 여객선 침수 없이 3시간 만에 승객 전원이 구조돼 육상으로 옮겨졌지만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할 만한 일이었다. 지난 2014년 3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작은 실수와 안일한 안전의식이 얼마나 큰 피해를 불러오는지 국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항해사의 과실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 등 수사당국은 물길이 좁아지는 구간에서 여객선을 수동으로 운항 해야 했지만 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는 등 안전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항법장치에 운항을 맡겼고 변침 시기를 놓쳐 무인도와 충돌했다는 것이다.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운항을 해야하는 항해사의 안일한 안전의식이 하마터면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었던 아찔한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것이 바뀌었고 안전에 대한 제도적 정비도 상당부분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고가 있기 전인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겨울철을 앞두고 전국 연안여객선 142척을 대상으로 관계기관 합동 전수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해수부와 해경, 지자체 등이 참여해 겨울철 화재 예방을 중심으로 전열·난방설비, 소화·비상장비, 화재탐지기 작동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하지만 안일한 안전의식 문제는 이러한 노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충남지역은 37개 유인도서와 248개 무인도서 등 총 285개 섬이 위치하고 있다. 여객선은 총 7개 노선에 연간 27만명이 넘는 인원이 이용하고 있다. 어민이 아닌 일반인이 이용하는 낚시어선 역시 1150여척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충남 서해안이 선박 등 해양사고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관계기관의 꼼꼼한 안전점검과 시스템 관리 나아가 관계 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이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