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택 자금 대출 제한·중단… 실수요자 발 동동

2금융권 대출 고려도… 금리 차이에 가계 부담 우려

2025-11-20     이석준 기자
올해 3분기(7∼9월)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6·27 대책 등에 증가 속도는 뚜렷하게 떨어졌다.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968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사진은 18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안내 현수막. 2025.11.18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석준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주택자금 대출의 문턱을 높이거나 중단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금리의 2금융권 대출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와 전세대출의 영업점 신규 접수를 중단한다.

이는 정부의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도 이미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한 상태다.

또 이들 4개 은행에서는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신규 가계대출 창구가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MCI와 MCG는 주담대 시 소액임차보증금을 담보해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상품으로 각각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하는데, 가입을 제한하면서 한도가 축소된 상태다.

우리은행은 아직 대출 모집인 가계대출과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업점당 주담대와 전세대출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설정해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시중은행이 주담대와 전세대출 한도를 잇따라 축소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직접 느끼게 되는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연말까지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 대출을 고려하는 수요자들도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리 측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분할상환방식 기준 4.02~4.30%, 일시상환방식으로는 3.94~4.33% 수준이다.

2금융권의 저축은행을 기준으로는 주담대 금리가 대다수의 상품에서 최저 4.5~7%, 최고 5~1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 금리가 15%에 달하는 상품도 존재한다.

당장 주택 구매나 전세 입주가 필요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좁아진 선택지로 인해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더군다나 금융 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2월까지는 이어지는 대출 총량 규제로 여건이 악화되면서 현시점에선 당장 주택 구매 등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출이나 실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진단된다”며 “내년으로 거래를 미룬 실수요자들도 금융 당국의 정책 기조 발표 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석준 기자 lsj@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