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물가 불안…충청권 휘발유 8개월 만에 최고
환율·유류세 악재에 8개월 만에 최고가 생필품·농수산물 가격 연쇄 상승 우려도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충청권 휘발유 가격이 8개월 만에 1700원대로 치솟으며 연말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충청권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대전 1732.3원, 세종 1729.8원, 충북 1737.16원, 충남 1736.16원으로 집계됐다.
충청권 전역이 1700원선을 넘어선 건 올해 3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경유 가격도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전 1646.32원, 세종 1641.72원, 충북 1643.95원, 충남 1641.1원으로 연초 이후 유지됐던 1500원 대를 훌쩍 넘어섰다.
가격 급등 배경에는 강달러와 유류세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에 근접하며 정유사의 원유 수입 부담이 늘어난 데다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휘발유는 인하율이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LPG는 15%에서 10%로 줄었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주 사이 세제 조정과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정세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정유 시설이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지난달엔 미국 정제 공장 화재까지 발생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유류비 상승이 단순히 주유비 증가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류·유통의 핵심인 유류비가 오르면 생필품과 농수산물 운송비가 덩달아 상승해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게 된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충청권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대전 2.3%, 세종 2.7%, 충남 2.5%, 충북 2.5%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 지수는 지역별로 2~4%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동절기 수요 증가와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로 국제유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며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현 가격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