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앞에서도 버틸 수 있는 이유 ‘가족’

[사랑해孝사진관] ⑩ 소방관 父子 목진웅님 가족 목진웅 씨, 아버지 영향으로 소방관 돼 시민 구조할 때 말 한마디에 큰 힘 얻어 부모님의 사랑·보살핌 희생임을 깨달아 효문화 회복, 작은 소통에서부터 시작

2025-11-18     최소리 기자

[충청투데이 최소리·김다영 기자] 충청투데이는 효문화를 전국에 전파하는 한국효문화진흥원과 함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받아 ‘2025 지역공동체활성화사업’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총 10팀의 가족을 선정하여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되새기고 가족들의 사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주고자 기획됐다. 더불어 신문을 편집하는 통찰력있는 편집기자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며 역할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취재, 편집까지 아우르는 멀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 마지막회 주인공으로 소방관 부자(父子) 목진웅 씨 가족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추운 겨울, 매서운 한파도 녹일 듯 따뜻한 웃음을 머금은 소방관 가족이 ‘사랑해효사진관’을 찾았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인 목진웅(31세 씨를 중심으로, 아버지 목종균(56세), 어머니 장강임(55세) 씨, 아내 이혜경(31세) 씨, 동생 목래정(29세) 씨까지 총 5명이 사진관에 출동했다.

이들은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모여 식사를 하고, 여행도 다니며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큰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목진웅 씨는 "가족들은 제 삶에 있어 큰 기둥이라"며 위험에 맞서는 삶 속에서 가족이 주는 깊은 신뢰와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온기로 추위를 잊게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가족의 특별함을 더한다. 아들인 목진웅 씨는 소방관이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답했다.

처음 시작은 본인의 뜻이 아니었지만, 직접 경험한 소방관의 세계는 그의 삶을 변화시켰다. 소방관의 업무는 일정이 반복되기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많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하기 위한 훈련과 배움이 필수적이다. 그는 이 직업의 본질인 혼자가 아닌 동료들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과 책임감에 깊이 공감하며, 이제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관으로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묻자 목진웅 씨는 위험한 상황에서 시민들을 구조할 때 외에도 시민들의 작은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출동을 나갔을 때 매번 감사하다는 인사와 응원을 받을 때 보람을 느끼며 특히 어린아이들이 손을 흔들어 줄 때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화장실에 갇힌 할머니를 구조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문을 개방해 할머니를 구조하자, 할머니께서 고맙다며 손자 같다며 두둑하게 돈을 꺼내 주려고 하셨던 상황이다. 목 씨는 이 상황에서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기억했지만 물론 돈은 정중히 거절했다.

소방 활동에서 최우선으로 두는 가치나 철학으로는 ‘안전’과 ‘예방’을 꼽았다.

안전은 소방관 자신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며 소방관이 안전하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순간 위급한 시민들을 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막는 것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효’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에 대한 질문은 그의 깊은 가족애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효’를 들으면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면서도 묵직해지는 감정이 든다고 표현했다. 목진웅 씨는 "부모님이 저를 키우며 흘리셨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때문" 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어린 시절에는 당연하게 느껴졌던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큰 희생이었는지 깨달았기에 그에게 ‘효’는 단순한 부모님을 대하는 태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부모님이 제게 보여주셨던 마음의 깊이를 기억하고 제가 받은 만큼 돌려드리려는 삶의 자세에 가깝습니다. 부모님께 기댈 수 있었던 시간만큼 앞으로는 제가 부모님께 든든한 그늘이 되고 싶은 마음,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효의 모습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효문화가 흐려져 가족 간 갈등과 범죄가 증가하는 문제도 물었다.

이에 목진웅 씨는 그 원인을 서로를 이해할 기회와 대화의 시간이 점점 사라지는 것에서 찾았다. 그는 효문화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거창한 제도나 구호보다 가정 안에서 작은 소통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의 하루를 묻고, 생각을 나누고,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일들이 쌓이면 관계가 부드러워지고 갈등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가족이 어려움에 빠지기 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복지 지원이 더 촘촘히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결국 ‘효’란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의무가 아니라, 가족이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의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지역사회를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큰 울타리 같은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소방관으로 일하며 시민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지역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늘 새롭게 느낀다고 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찾아오든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맡은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들의 응원과 신뢰가 큰 힘이 된다며 감사함을 표한 그는 앞으로도 이 지역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더 따뜻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한 후 가족은 사진촬영을 하러 스튜디오로 향했다. 듬직하게 서로를 믿고 아껴주는 모습에서 ‘효’의 가치는 가족의 믿음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기사=최소리 기자 sound@cctoday.co.kr

편집=김다영 기자 allzero1016@cctoday.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