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자발성과 주도성이 만나는 컨설팅

주도연 주다교육경영연구소 대표

2025-11-16     충청투데이

어릴 적 동네 사랑방에서는 아저씨들이 장기를 두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장기는 승패를 가리는 놀이이기에 두뇌싸움과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특히 옆에서 구경하던 이들이 끼어들어 한마디씩 훈수를 두는데, 훈수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기에 선수들의 견제가 심했고, 괜한 간섭으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기의 훈수처럼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고객을 상대로 상세하게 상담하고 도와주는 활동인 컨설팅이 있다. 연구소 활동 관계로 여러 컨설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컨설팅 요청자의 자발성 정도에 따라 진정성이 있는 수행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질적인 개선보다 보고서 중심의 형식적 컨설팅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컨설팅의 목적은 조직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효율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현장과 괴리된 형식적 수행, 비용 대비 효과 부족, 사후 관리의 미흡 같은 한계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문제를 극복하려면 현장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를 강화하고, 맞춤형 접근과 지속적 피드백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핵심은 자발성과 주도성이다. 자발성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필요성을 느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개인에게는 자기 동기를 바탕으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힘이며, 조직에는 구성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변화에 참여하는 힘이다. 이러한 자발성을 기반으로 자라나는 것이 주도성이다. 주도성은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설계하며, 변화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다. 자발성이 내면의 시작이라면 주도성은 행동이 완성이다. 컨설팅의 한계로 자주 지적되는 것은 형식적 수행과 현장과의 괴리, 지속성 부족 등이다. 성과에만 치중하다 보면 보고서 중심의 형식적 컨설팅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고,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실행 가능성이 낮은 제안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컨설팅 이후 사후 관리나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컨설팅을 통해 현장이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며,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컨설팅은 한 번의 조언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과 성장 과정으로 이뤄진다. 컨설팅을 통해 자율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며, 창의성이 확산할 것이다. 컨설팅의 핵심은 구성원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과정이다. 진정한 컨설팅은 자발성과 주도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완성된다. 자발적인 참여가 있을 때 주도적 변화가 가능하고, 그때 비로소 컨설팅은 사람과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과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