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능이 끝났다, 이제는 또 다른 시작이다
사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제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지난 수년간 쌓아온 노력과 열정을 시험지 위에 쏟아내며 인생의 첫 관문을 넘어섰다. 추운 아침, 두터운 외투 속에 숨은 긴장과 간절함이 교차했던 하루가 지나고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다.
그러나 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수능의 끝은 곧 또 다른 시작이며 청춘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결과에 따라 웃는 얼굴도, 아쉬움이 남는 얼굴도 있겠지만 수능 성적표 한 장이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점수는 한 시점의 결과일 뿐 그것이 한 사람의 가능성과 미래를 다 말해주지 않는다.
세상에는 시험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재능과 열정이 무수히 많다. 어떤 이는 손으로 세상을 바꾸고 또 어떤 이는 말과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각자가 가진 빛깔과 길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용기다. 이제 수험생들은 인생의 새로운 선택 앞에 서 있다. 대학 진학, 전공 선택, 혹은 다른 도전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이 아닌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이나 점수의 높낮이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잠시 돌아가는 길이 더 멀리 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 또한 이 시점에서 돌아봐야 한다. 여전히 수능 점수에 모든 것을 걸고 한 줄의 대학 이름으로 사람의 가치를 재단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지고 있다. 기업은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사회는 공감과 협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 그 어떤 시험 점수도 이런 능력을 대신 증명해주지 않는다. 다양한 재능이 존중받는 사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청년들이 진정으로 꿈을 꿀 수 있다.
어제 시험장을 나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모든 수험생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의 노력은 이미 값진 성장의 기록이며 여러분은 그 자체로 충분히 대견하다. 오늘부터는 결과에 대한 불안보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설렘으로 하루를 채워보자. 세상은 여러분이 만들어갈 수 있는 수많은 길로 열려 있다. 수능은 끝났지만 인생의 진짜 무대는 이제 막 막이 올랐다. 꿈을 향한 여정에 당당히 첫 발을 내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