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만 좋으면 된다? 이제는 옛말…청결도 경쟁력 [공용화장실 관리 난제]
소비자,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평가 경쟁력 키우려면 시설 관리 ‘중요’
2025-11-14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이제 소비자들은 음식의 맛뿐 아니라 화장실, 냉난방, 대기공간 등 편의시설 수준까지 매장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쾌적함이 곧 서비스 품질의 일부로 인식되면서 상권 경쟁력 요소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외식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1순위 기준으로 음식점의 청결도(17%)가 가격 수준(15.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음식의 맛(42.4%) 다음으로 청결도가 꼽히며 화장실·주방 위생 같은 기본 관리도 매장 경쟁력의 일부가 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대다수의 상가 인프라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상가 공용화장실의 경우 여러 점포가 함께 이용하는 구조가 보편화됐지만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청결 상태가 들쭉날쭉하거나 이용 불편이 반복된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한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상가 청결도나 편의시설 수준을 서비스 품질로 간주한다.
공용화장실이 관리되지 않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는 순간 매장과 상권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곧 소비자 경험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며 소비자들은 개별 매장을 넘어 건물 전체 문제로 인식하고 상권 전반 이미지 하락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나 여성 고객이 많은 업종일수록 화장실 접근성과 위생 수준이 재방문 의사와 체류시간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상가 단위의 관리 품질이 상권의 신뢰와 체류 소비를 가르는 기준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권 경쟁력을 판매력이 아닌 공간의 완성도로 보고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들이 더 쾌적한 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시설 관리 수준이 곧 상권 이미지이자 도시의 서비스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도로·주차장 같은 외형적 인프라뿐 아니라 화장실·대기공간·냉난방 등 생활 편의시설을 상권 구성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가 단위 자율 관리가 가능하도록 청소 주기나 관리 기준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공동 청소 용역 계약을 돕는 등의 현실적 지원에 대한 의견도 있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상권 경쟁력은 이제 상품을 넘어 공간 경험에서 판가름 난다. 편의시설은 더 이상 부수적인 요소가 아닌 도시가 소비자를 맞이하는 첫인상이다"라며 "화장실처럼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 쾌적하게 유지될 때 상권 신뢰와 체류 소비가 함께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