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류 자전거 도시’ 성공하려면 전용차로 고민해야
사설
2025-11-11 충청투데이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자전거다. 자전거는 친환경 교통 정책의 핵심으로 자동차 의존도를 낮춰 도시의 소음을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며 시민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고 대전시 역시 친근한 이름의 ‘타슈’라는 공영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00대 규모로 시작한 ‘타슈’는 올해 상반기 기준 5500대까지 확대됐고 내년까지 7500대를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
전국 특·광역시 중 최초로 공영자전거 ‘타슈’를 도입한 대전시는 그동안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양적 확대와 시민들의 호응으로 이용자는 크게 늘었지만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52만건이던 ‘타슈’ 이용 건수는 지난해말 기준 574만건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하지만 도로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 전용차로와 자전거 우선도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만 유일하게 없는 실정이다.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변에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돼 있지만 도심과 이어지는 구간은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겸용도로가 대부분이다. 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레저 수준의 하천도로가 아니라 대중교통과 연계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인프라가 중요하다. 도심 내 자전거 이용을 일상화 하려면 자전거 전용차로와 자전거 우선도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향후 개통되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자전거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공영자전거 ‘타슈’가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인프라만으로는 주행 중 안전사고 위험과 이동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인해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전이 진정한 ‘일류 자전거 도시’가 되려면 이제부터라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전세계적인 자전거 친화도시로 유명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80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통해 자전거를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정착시켰다. 대전시가 암스테르담은 경험을 참고해 지속가능한 교통의 미래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