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포럼] 데이터로 그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
소다영 ETRI 자율형IoT연구실 연구원
2025-11-09 충청투데이
올해 1월 1일 연구원의 막내로 입사해 어느덧 세 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가끔은 수도권의 편리한 인프라와 활기찬 일상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출근길 트래픽 대신 전기자전거로 한적한 길을 달리며 연구소를 둘러싼 풍부한 자연과 조경을 마주할 때면 이곳의 생활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석사과정에서는 시계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AI 모델을 연구했다. 태양광 발전량과 건물 에너지 사용량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였지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같은 목표를 향한 연구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연구원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 자율형IoT연구실에서 건물 에너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전력 부하 예측과 최적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력 부하 예측(Load Forecasting) 기술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력 수요를 사전에 예측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자원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력 피크 시간대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나 신재생 발전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필자가 현재 속한 자율형IoT 연구실에서는 IoT 복합 센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융합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과제는 건물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단순히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단위에서의 효율적인 자율제어 모델 개발에 중점을 둔다. 이 접근 방식은 주차장, 기숙사, 카페 등 각 공간의 용도와 사용 패턴에 따라 다른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센서 데이터를 통해 사람이 없는 공간의 조명과 냉난방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일사량과 실내 온/습도 정보를 반영해 태양광 발전량과 냉방 부하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건물 전체 수준의 일괄적 제어가 아닌 세밀한 공간 단위 제어를 통해,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편의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스마트 빌딩 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나 환경적 요인처럼 직접 관측할 수 없는 잠재요인을 고려해 에너지 사용량 예측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간 자율제어 학습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추후 실제 리빙랩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를 수행하면 할수록 "노력할수록 운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필자는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 과정 속에서 빈번한 실패와 반복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이 지금의 나를 성장시켰다.
앞으로도 본 과제를 통해 쌓은 경험과 선배 연구원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고 실용적인 AI 예측 모델을 개발해 연구 결과가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연구자에게 깊은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하는 연구가 국민의 삶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길 바라며, 필자 또한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는 순간을 믿으며, 끊임없는 배움과 도전을 이어가 기술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