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손끝에서 피어난 따뜻한 나눔…‘친환경 화장지’로 전한 사랑
논산시 시니어클럽, 종이팩 재활용으로 만든 화장지 3000개 기증… ‘일자리·환경·사랑’ 세 가지 결실 맺어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논산의 한 작업장 안, 하얀 모자를 눌러쓴 어르신들이 손끝을 분주히 움직인다. 종이팩을 하나하나 펼쳐 물기를 털고, 정성스레 눌러 말린 뒤 기계에 넣어 감아 올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친환경 재생 화장지는 그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또 하나의 ‘작은 기적’이다.
논산시 시니어클럽(관장 이현태)은 최근 지역 저소득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친환경 화장지 3000개를 기증했다. 이번에 전달된 화장지는 단순한 물품이 아니라, 논산의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낸 나눔의 결실이었다.
이 사업은 논산시가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자원순환을 위해 추진 중인 ‘종이팩 재활용 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현재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34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논산 전역에서 수거된 종이팩을 활용해 재생화장지, 키친타월 등 생활용품을 직접 생산한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젖은 종이를 펼쳐 말리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일은 손끝의 세심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우리 손으로 지역을 깨끗하게 하고,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기쁨을 담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번에 제작된 화장지는 논산시 어르신돌봄센터를 통해 관내 취약계층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한 장 한 장 어르신의 손에서 태어난 화장지는, 이제 또 다른 어르신의 집으로 건너가 따뜻한 온기를 전하게 된다.
이현태 논산시 시니어클럽 관장은 “이번 기증은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낸 제품이 지역사회에 되돌아가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단순한 복지사업을 넘어 탄소중립, 자원순환, 사회공헌의 가치를 담은 선순환 모델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논산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일자리 복지’와 ‘환경 복지’의 두 축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백성현 시장은 “어르신의 경험과 손끝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만들어진다”며 “단순한 생계형 일자리를 넘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참여형 복지 도시 논산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논산시 시니어클럽은 종이팩 재활용 외에도 봉제, 농산물 포장, 공예 등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운영 중이며, 어르신들이 만든 제품 일부는 지역 복지시설과 사회적기업을 통해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화장지 기증은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논산형 복지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실천 사례”라며 “지역의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자원순환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