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3배 행복도 3배…세쌍둥이 가족 이야기

[사랑해孝사진관] ⑧ 세쌍둥이 가족 박준용·전유경 부부 부부, 만난지 6개월 만에 상견례 하고 결혼 골인 세쌍둥이 신생아 시절 2시간마다 밥 먹이기 전쟁 3명 동시에 봐주려면 돌봄선생님 연륜·실력 필요 아이돌봄서비스 960시간 세쌍둥이 감당엔 부족 소윤·채윤·초윤 키워보니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 "엄마는 하나 키웠지만 나는 셋 키운다" 농담도 경제적 걱정보단 아이가 주는 행복이 더 클 것

2025-11-05     최소리 기자

[충청투데이 최소리·김다영 기자] 충청투데이는 효문화를 전국에 전파하는 한국효문화진흥원과 함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받아 ‘2025 지역공동체활성화사업’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총 10팀의 가족을 선정하여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되새기고 가족들의 사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주고자 기획됐다. 더불어 신문을 편집하는 통찰력있는 편집기자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며 역할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취재, 편집까지 아우르는 멀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 여덟번째 주인공으로 세쌍둥이 자매를 키우고 있는 박준용, 전유경 부부를 만났다. <편집자 주>

차가워진 바람이 부는 10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 효사진관에서 대전시 서구청 박준용(42세),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관리과 전유경(38세) 부부를 만났다. 부부와 함께 아이를 돌봐주시는 분과 세쌍둥이 자매들이 함께하자 로비가 금세 북적거렸다. 세쌍둥이 박소윤, 박채윤, 박초윤 자매는 처음 와보는 낯선 공간에서도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사진관 이곳저곳을 살폈다.

자리를 정돈한 후 부부와 함께 마주앉아 그들의 러브스토리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부부는 같이 일했던 동료들의 소개를 받아 인연이 맺어졌다. 전유경 씨는 ‘갤러리아 11층 고메이식당에서 만났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이후 자주 만나던 커플은 6개월 만에 상견례를 하고 웨딩마치를 올렸다. 전유경 씨는 "남편이 참 괜찮은 사람"이라며 인터뷰 내내 행복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부부는 반대되는 사람끼리 만나야 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성향 차이를 묻자 박준용 씨는 "둘 다 내향적인 성격은 아니라 대인관계가 어렵지는 않지만 아내는 즉흥적이고 본인은 계획적이라 싸우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마치 인연의 붉은실로 엮여 물흐르듯 진행된 결혼이었지만 세쌍둥이 자매를 출산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결혼을 다소 늦게했기 때문에 양가부모님들이 손주를 보고싶어하는 바람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부부는 인공수정도 시도하고, 두번째로 시험관까지 도전했다. 그리하여 찾아온 축복이 네쌍둥이였다. 단, 출산이 문제였다. 네쌍둥이를 출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 18주 차에 한 아이를 떠나보내야하는 아픔까지 겪고 부부는 소윤, 채윤, 초윤 소중한 천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아이를 온 마을이 키운다는 옛말처럼 육아는 보통일이 아니다. 부부는 게다가 3명의 천사들을 돌봐야하니 이 또한 쉽지는 않은 일이리라. 전유경 씨는 "신생아 시절 2시간마다 밥을 먹여야해서 3명이 동시에 울면 한명은 쿠션에서 먹이고 2명은 부부가 다같이 매달려 먹이곤 했다"며 "그래도 아이를 돌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돌봄서비스로 오시는데 1년에 1명이 시간당 960시간 밖에 안된다"며 "9월부터 썼는데 10월이 되니 절반도 남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일반인들의 시각으로는 960시간이면 많아보이지만 다둥이가족을 키우는 부부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이 때 유경 씨는 시청의 육아정책 덕을 톡톡히 봤다. 대전시는 주 1회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2시간 씩 모성보호시간도 준다. 이 덕분에 유경 씨는 세쌍둥이를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돌봄선생님들은 대부분 한명의 아이를 케어한다. 세쌍둥이 부부처럼 3명을 같이 봐주시는 선생님은 연륜과 실력이 출중해야하기에 더욱 구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사비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에는 인건비 또한 만만치 않다. 정부의 출산정책이 다둥이 가족에게는 아직까지 턱없이 모자란 셈이다.

지금은 세쌍둥이의 부모이지만 준용 씨와 유경 씨도 아들이고, 딸이다. 본인들이 자녀였을 때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이 되어보니 어떤점이 다른가에 대해 물었다. 준용 씨는 "아이를 키워보니 힘든것도 알겠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어머니께서 (농담처럼) 아이를 키우니 힘든걸 알겠냐고 하시는데 그럴 때 엄마는 하나를 키웠지만 나는 셋을 키운다고 답한다"고 재치있는 대답을 내놨다.

유경 씨는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듯 했다. 그는 "아이를 낳아보니 엄마가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투정부리기가 바빴는데 이제 엄마가 되니 감정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들은 보고도 방긋방긋 웃어주는 천사같은 세쌍둥이를 보며 어떤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지 묻자 유경 씨는 "밝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자랄 수 있게 하고싶다"고 말했다. 남편 준용 씨는 "저희가 운동을 잘하는데 2년 정도 텀을 두고 아들을 낳아 운동선수로 키우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다둥이 가족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낳는 것을 두려워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경 씨는 "경제적인 것을 많이 걱정하는데 부모급여가 생각보다 두둑하다"며 "100일의 기적이 있다. 이때가 지나면 힘든것도 대부분 줄어든다. 아이들이 웃고 행복한 모습을 볼때 같이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준용 씨도 "가족 계획을 잘 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주는 기쁨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 가족은 스튜디오로 이동해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세 쌍둥이는 처음 보는 카메라 플래시일텐데도 겁먹지 않고 방긋방긋 웃으며 키즈모델 부럽지 않은 적응력으로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렌즈 속에서 느껴지는 준용 씨와 유경 씨는 세 쌍둥이가 있어 그런지 행복도 세 배로 느끼고 있을 터다. 도전을 두려워하면 성과가 없듯, 아이를 낳아 키우는 행복도 도전해야 이룰 수 있는 것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최소리 기자 sound@cctoday.co.kr

편집=김다영 기자 allzero10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