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콜록콜록"…독감 유행에 병의원도 ‘오픈런’
이른 아침부터 환자로 북적 대기 시간 최소 1시간 넘어 도내 예방접종률 48% 그쳐
2025-11-05 강준식 기자
[충청투데이 강준식 기자] "일찍 온다고 왔는데…."
널뛰는 기온에 때 이른 독감이 유행하면서 충북지역 병의원들이 북적이고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물론 진료를 보기 위한 환자들도 이른 시간부터 ‘오픈런’을 하는 실정이다.
5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소아청소년병원.
병원 접수처 앞은 진료 접수를 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해 앉아 있을 공간도 없었다.
자리에 앉지 못한 부모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문밖에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까지 있어 최소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병원을 찾은 김모(38) 씨는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해 아이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며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일찍 왔는데도 상당히 오래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모도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에 왔는데 대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다른 병원을 갈까 고민 중"이라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의 다른 내과 의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어린 환자가 대부분이었던 소아청소년병원과 달리 성인 환자도 많았다.
이 병원을 찾은 정모(37) 씨는 "감기가 심해져 병원에 왔는데 이렇게 환자가 많을 줄은 몰랐다"며 "간단한 진료를 받는 것도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소아·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독감이 확산하면서 환자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월 17일부터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내리는 등 선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예방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 올해 43주차(10월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전주 7.9명보다 크게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 3.9명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가 3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6세 25.8명 △0세 16.4명 △13~18세 15.8명 △19~49세 11.8명 △65세 이상 6.9명 △50~64세 6.4명 순이다.
상대적으로 야외활동이 많고, 단체 생활을 주로 하는 어린 연령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고위험군의 예방접종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5일 기준 48.5%. 전국 접종률 47.1%보다 높으나 50%선은 넘지 못했다.
시군구별로는 △옥천 53.1% △증평 52.3% △청주 상당 50.5% △진천 50.5% △청주 청원 49.8% △청주 흥덕 49.4% △청주 서원 47.1% △충주 46.9% △음성 46.9% △제천 44.5% △영동 44.2% △괴산 41.8% △보은 39.3% △단양 36.0% 순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전국 5위로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독감 유행이 심상치 않은 만큼 고위험군의 경우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준식 기자 kangj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