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窓] 충청의 축제를 교실 밖 배움터로

박돈서 前 석송초등학교 교장

2025-11-02     충청투데이

요즘 전국이 축제의 장으로 흥겹다. 이런 시기에 충청의 지역축제들을 ‘살아있는 교실’로 활용해 창의적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충청의 축제들은 그 지역의 역사, 문화, 특산품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충남의 ‘백제문화제’는 공주시와 부여군을 중심으로 1500년 전 백제의 역사를 재현하며 웅진과 사비시대의 찬란했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다. 계룡시의 ‘지상군 페스티벌’은 국방의 의미와 안보의식을 함양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논산시의 ‘강경젓갈축제’는 오랜 역사를 지닌 강경포구의 상업 문화와 전통 발효 음식을 통해 식문화와 지역 경제사를 배울 수 있다. 금산군의 ‘금산인삼축제’는 농산물과 산업을 이해하고 1차 산업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현장 학습의 모델이 된다.

세종시는 대표적으로 ‘세종한글축제’를 통해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의미,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글의 우수성 등을 학습할 수 있다. 대전은 과학과 기술의 도시답게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등을 통해 첨단 과학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기회를 제공해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충북은 자연과 특산품을 활용한 축제가 두드러진다. ‘음성품바축제’는 해학과 풍자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인류애와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이러한 지역 축제들을 학교 교육과 연계해 보다 효과적인 체험 학습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 그 방안으로 중 하나가 교과 연계형 사전 사후 학습 프로그램 운영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제 전에 학교는 축제의 역사적 배경, 문화적 의미,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조사하는 ‘사전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축제에 참여한 후에는 ‘탐구 보고서’나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사후 활동’을 의무화한다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진로 탐색 및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학생들에게 축제 기획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축제 코디네이터나 문화해설사 등 축제 관련 직업 종사자 등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진로 탐색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축제를 통해 지역 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도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축제의 환경 문제 해결 방안’ 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전략 수립’ 등을 주제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해보는 것이다.

충청지역의 축제는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담은 교육 콘텐츠다. 교육청과 지자체, 학교는 이러한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계 없는 학습 생태계’,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더 많은 융통성을 부여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과학을 탐구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교육과 축제의 아름다운 만남이 충청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