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대전 상권, 청년 소비트렌드 잡는 게 핵심 [대전 소비 청년 리포트]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 살펴보니 30대 이하 소비지출 구조 변화 여가성 소비 늘고 전통 품목 줄어 업종 흥망과 연결… 상권재편 변수
2025-10-31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세대 간 소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인 청년층 소비 흐름이 빠르게 바뀌면서 기존 세대와는 다른 가치와 속도로 시장을 재편하는 분위기다.
이전 세대가 가족과 실용 중심 소비에 머물렀다면 2030세대는 자기만족과 관계 형성을 중시하며 소비 방향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소비지출 구조는 지난 10년 사이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오락·문화 관련 지출 비중이 2014년 5.4%에서 지난해 7.8%로 늘었고 반려동물·화훼 서비스, 여행 등 여가성 소비가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의류·교육비 등 전통적 소비 품목은 일제히 비중이 줄었다. 소득이 늘어날 때 소비가 함께 얼마나 증가하는지 보여주는 ‘소득탄력성’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청년층에서는 화훼·애완동물, 커피, 문화서비스의 소득탄력성이 모두 1을 넘으면서 사치재로 분류됐다. 이는 소득이 1% 늘어날 때 해당 품목의 소비가 1% 이상 증가한다는 뜻으로 생활 필수재보다 여가·취향형 소비가 소득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식료품·통신·의류 등 필수재 항목은 탄력성이 낮아지며 실수요 중심 소비로 고착됐다.
과거에는 소득이 늘면 필수재를 더 많이 소비하는 형태였지만 지금의 청년층은 소득이 늘었을 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을 중심으로 지출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과 높은 주거비, 결혼·출산 지연이 소유의 동기를 약화시키는 대신 현재의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를 확산시킨 결과라고 해석한다.
교육비·주거비 등 고정 지출이 많아 소비 확장의 폭이 제한적인 탓이다.
6070 세대는 익숙함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
의료·미용·건강 서비스 지출이 꾸준히 늘어남과 동시에 고령층 문화 참여도도 증가하며 ‘활동적 은퇴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별 소비 성향 변화는 업종의 흥망과도 이어진다.
체험형 오락공간, 반려동물 산업, 취미·레저 서비스, 맞춤형 건강관리 등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의류·잡화, 학원 중심 교육서비스, 전통식료품 소매 등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대전의 경우 이 같은 변화가 상권 재편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최근 청년층 소비는 단순 지출이 아니라 도시 문화와 정서를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라며 "청년층의 취향과 경험을 담아낼 수 있는 상권 구조로 대전 역시 도시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