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상권, 청년 활력 못 담는게 문제 [대전 소비 청년 리포트]

[대전 소비 청년 리포트] 12년 만에 인구 증가세… 4개월 순유입 전체 전입자 중 60%가 2030세대 눈길 음식점·카페 중심 일상형 소비 치우쳐 문화여가 인프라 미흡… 체류형 소비 부족

2025-10-31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대전으로 유입되는 청년층이 빠르게 늘며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청년이 소비하고 머물 만한 공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대부분 상권이 식음료 중심 구조에 머무르면서 문화·여가형 소비를 담아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대전은 올해 들어 12년 만에 인구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인구가 144만 159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439명 늘었고 5월 이후 4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전입자가 2만 4030명(41.2%) 30대가 1만 1079명(19%)으로 전체 전입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전입 사유도 취업·사업, 결혼 등 ‘일과 삶’을 기반으로 한 항목이 주를 이루며 수년간 지속된 청년 유출 흐름이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이들이 소비하고 머물 도시 공간은 여전히 변화가 더디다는 점이다.

청년층 유입이 늘었지만 이들의 일상과 소비를 담아낼 상권 구조는 과거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도심 상점가만 해도 여전히 식사와 카페 중심의 일상형 소비에 치우쳐 취향이나 여가를 반영한 업종이 적은 실정이다.

대전소상공인상권분석서비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전 대표 상권인 대흥동과 은행동의 경우 음식점 비중이 각각 39.8%, 16.8%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둔산2동(28.9%), 유성 신나는골목형 상점가(26.8)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면 여가·스포츠·문화시설은 대흥동 4.7%, 은행동 5.2%, 둔산 11.3%, 유성 3.3%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노래연습장, 인형뽑기방 등 단순 오락업종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취향과 여가를 반영한 소비 공간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흥동과 은행동의 경우 음식점과 함께 도소매업 비율이 20% 가량으로 높은 편이지만 이들 업종 대부분은 문화·문구용품 등 전통적 소매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트렌드형 리테일이나 체험형 소비업종이 아닌 판매 중심 업종이 주를 이루면서 청년층 체류를 이끌 만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에서는 청년 유입이 곧바로 도시 활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일자리를 찾아 대전에 들어온 청년들이 여가나 관계를 형성할 공간을 찾지 못한다면 소비는 온라인과 외부 도시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거와 일자리 중심의 정착 정책만으로는 ‘머물고 싶은 도시’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청년이 늘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그들이 소비하고 관계 맺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는 것이다"라며 "청년 생활과 취향을 반영한 경험형 상권과 복합문화공간 조성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