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국보 탄생…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국보 승격

백제·신라계 석탑의 조화, 고려 전기 대표작 평가 2016년 학술연구 진행…2023년 국보 지정 신청 서산의 역사적 정체성 상징·문화적 자긍심 고취

2025-10-30     전종원 기자
이완섭 서산시장은 30일 보원사지 오층석탑 앞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의 국보 승격에 관해 설명했다.(사진=전종원 기자)

[충청투데이 전종원 기자] 충남 서산시가 63년 만에 또 하나의 국보를 품었다.

고려시대 석탑의 정수를 담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되며, 지역 문화유산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30일 보원사지 오층석탑 앞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63년 만에 서산시에서 두 번째 국보가 탄생했다”며 “서산 시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될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번 국보 승격은 1962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국보로 지정된 이후 63년 만에 이뤄진 쾌거다.

국가유산청은 30일 문화유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지정을 예고했으며, 오는 12월 공식 승격이 확정될 예정이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사진=전종원 기자)

◆ 백제와 신라의 미학을 잇는 고려 석탑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백제계 석탑의 간결한 형식과 신라계 석탑의 조형 감각이 조화를 이룬 고려 전기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단부에 새겨진 팔부중상(八部衆像)은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례로,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석탑 조형의 변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1968년 해체·보수 당시에는 사리함과 사리병, 납석제소탑 등 불교 의식 관련 유물이 발견됐으며, 현재 이 유물들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 끈질긴 연구와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

시는 2016년부터 정밀실측조사와 학술연구를 진행하며 석탑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해왔다.

이후 문화유산 전문가와 학계가 참여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며 국보 승격의 당위성을 꾸준히 제시했고, 2023년 국가유산청에 정식으로 국보 지정을 신청했다.

이 시장은 “이번 국보 승격은 서산의 문화적 품격을 한층 높이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가치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과정에 큰 힘을 보태주신 성일종 국회의원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 ‘문화도시 서산’으로 나아가는 발판

이번 국보 승격으로 서산시는 국보 2점, 보물 21점, 사적 3곳을 보유하게 됐다. 시는 이 성과를 기반으로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국보 승격 추진, 명종대왕 태실 유네스코 등재 준비 등 문화유산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여갈 방침이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서산의 시간’을 품은 문화유산으로,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한층 견고히 세우는 상징이 되고 있다.

전종원 기자 smar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