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속아서 갔다’는 사람은 없었다

사설

2025-10-29     충청투데이
지난 20일 오후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홍성지원에서는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자 45명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고 있다. 2025.10.20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피해자로 인식됐던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의 범죄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45명을 포함, 총 55명을 28일 구속 송치했다. 이들에게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가 적용됐다. 송환 피의자 전원을 구속 송치한 건 죗값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들은 지난 1년여 간 40대 중국 국적자가 이끄는 범죄조직에 가담해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국내로 송환될 때까지만 해도 범죄조직에 감금돼 고문을 받는 등 노예처럼 생활해 온 것으로 국민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사결과 피해는커녕 외려 우리 국민들에게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송환된 피의자 45명 중 20대가 25명, 30대가 17명, 40대 3명이다. 이중 29명은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8명은 인터넷 광고를 보고 스스로 캄보디아에 입국했다. 6명은 카지노에서 여행 경비를 탕진한 후 돈을 벌 요량으로 범죄에 가담했다고 한다.


‘속아서 갔다’고 진술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경찰의 설명이고 보면 피의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주장이 공허하게 들린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직에 들어갔다니 죄질이 무겁다. 송환 직전까지도 거짓 진술을 하며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다. 귀국을 거부한 이도 있다. 이들의 사기 행각에 110명의 피해자가 93억원 넘게 털렸다. 한국인을 고용한 이런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에 수두룩하다고 한다.

20·30대면 사회 초년생으로 한창 꿈을 키워나갈 때다. 같은 또래의 청년들이 직장에서 혹은 자영업으로 땀 흘려 일할 때 이들은 범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 순간에도 고수익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별 경력이 없는 사람에게 고수익 일자리가 있을 리 만무다. 행방이 묘연한 조직 총책을 반드시 검거해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