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 문화예술과 기부- 나눔으로 피어나다

안동순 천안문화재단 대표이사

2025-10-27     충청투데이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의 나눔이 변화를 시작하게 할 수는 있다.’ 빌 게이츠의 이 말처럼, 나눔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되는 실천이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공동체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KT&G 장학재단의 지원으로 발레리나 손민지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후 국내외 공연을 이어가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부산에서는 해석장학문화재단이 예비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이 지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문화기부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예술가의 첫걸음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기부가 한 사람의 꿈을 살리고, 그 꿈이 다시 세상을 문화예술로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다.


천안문화재단의 <문화홀씨>도 이러한 선례를 따라, 시민의 기부와 마음으로 문화예술의 씨앗을 키워가고 있다.

<문화홀씨>는 천안의 문화예술이 활짝 피어나기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홀씨가 되어 멀리 퍼져나가길 소망하며 시작한 천안문화재단의 기부금 사업이다.

누구나 월 5,000원부터 손쉽게 참여할 수 있고, 일시·정기·지정·물품 기부 등 다양한 형태로 동참할 수 있다. 소중하게 모인 기부금은 문화예술 사각지대 해소, 지역 예술인 지원, 사회배려계층 문화예술 교육, 지역 우수 콘텐츠 발굴 등 천안의 문화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일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나눔에 동참해 주신 시민들의 마음과 정성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천안문화재단은 2024년 11월 <기부자의 밤, Thank you so much>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화려한 공연보다 진심과 공감으로 채워졌다. 오랜 시간 조용히 지역의 예술을 응원해 온 기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나눔이 만들어낸 변화를 함께 되새겼다. 그날의 박수와 웃음은 천안의 문화가 시민의 일상 속에서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올해도 재단은 그 마음을 다시 이어가고자 한다. 오는 2025년 12월 5일 천안예술의전당에서 <기부자의 밤>이 다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감사의 자리가 아니라, 문화예술을 향한 시민의 참여가 한층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문화는 행정이 아닌 시민의 참여로 완성된다. 한 사람의 관심, 한 번의 참여, 그리고 한 번의 기부가 또 다른 예술의 시작이 된다. 천안문화재단은 이러한 나눔이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천안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눔이 일상이 되는 도시를 만들어가려 한다.

예술이 자라고 나눔이 흐르는 천안,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이 있었다. 문화가 생활이 되고, 나눔이 문화가 되는 도시, 그 천안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