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강경젓갈축제, 역사와 현대가 만난 명품 축제로 완성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구한말 강경은 대구, 평양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번성했다. 해상과 내륙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였던 강경포구는 조선 후기 번영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 역사적 자산은 그동안 제대로 계승되지 못했다. ‘2025 강경젓갈축제’는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단순히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전통과 현대가 결합한 새로운 명품 축제로 완전히 진화했다.
이번 축제는 기존과 확연히 차별화됐다. 조선 후기 강경포구의 번영을 재현한 ‘강경포구장터’는 단순 전시가 아닌 시민과 상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역사 체험장으로 자리 잡았다. 연합풍물패와 자원봉사자의 참여로 장터 공연과 난전 체험이 펼쳐지며 방문객들은 “100년 전 강경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축제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역사적 가치를 체험형 콘텐츠로 완전히 전환한 결과다.
젓갈 체험 콘텐츠는 축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강경젓갈 김치 담그기 체험’은 연일 긴 대기줄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부상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만든 김치를 포장해 가져가며 젓갈의 가치를 직접 체험했다. ‘논산 한우·상월 고구마·강경젓갈 소스 바비큐 캠프’ 역시 지역 농특산물 융합의 성공 사례로 호평받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지역 자원을 문화와 체험으로 연결하는 축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축제 운영에서도 모범적인 성과가 눈에 띈다. 주민자치회와 상인회는 ‘바가지 없는 축제’를 선언하며 상시 20% 할인 판매를 진행했고, 논산시는 사전 젓갈 위생 점검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질서 있고 깨끗하게 유지된 현장은 시민 의식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국 축제가 지향해야 할 모범을 명확히 제시했다.
경제적 성과 역시 압도적이다. 젓갈 판매장 평균 매출 4,000만 원, 총 8억 원 규모의 판매고는 지난해 대비 약 20% 성장했다. 상월 고구마 14.7톤 완판으로 약 4,500만 원의 매출이 지역 농가로 돌아갔다. 코레일과 협업한 ‘젓갈열차’ 전 좌석 매진은 관광과 교통이 결합한 새로운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축제가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환경 운영은 축제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다회용기 사용과 일회용품 최소화 실천은 단순한 노력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축제 운영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방문객들은 “환경까지 생각하는 축제”라고 평가하며, 축제의 사회적 책임과 미래 지향적 가치를 인정했다.
백성현 시장은 “올해 강경젓갈축제는 역사와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시민과 상인,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결과”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확인한 논산의 저력은 2027 세계딸기산업엑스포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전통산업의 현대적 재해석, 참여형 프로그램, 경제적 성과, 친환경 운영까지 모두 갖춘 모범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역사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강경젓갈축제는 이제 전국이 주목하는 명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논산은 이 축제를 통해 문화와 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임을 강력히 입증했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