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보석 캠페인] "나만의 기술 만들어 영원히 기억되는 선수 되고 싶어요"

주짓수 국가대표를 꿈꾸는 성대 어머니 권유로 체육관에 첫발 내딛어 UFC 경기 보고 주짓수 매력에 빠져 아시안 게임 등 목표로 대전 대표 활동 수업 마치면 하루 세시간 넘게 훈련 중 실전 감각 유지 위해 전국 대회 출전도 경기 끝나면 복습으로 부족한 점 보완 태도·마음가짐 강조하시는 관장님 존경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 주는 선수 되고파

2025-10-27     김세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주짓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태권도, 배구, 합기도 등 여러 스포츠를 했는데, 주짓수는 기술과 집중력, 그리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권유로 체육관에 가게 됐습니다. UFC 경기를 보고 주짓수의 매력에 빠지신 어머니께서 ‘너한테 딱 맞는 운동’이라며 반년 동안 설득하셨어요. 결국 어머니 손에 이끌려 체육관에 발을 들였죠. 막상 시작해보니 정말 재미있었고, 경기마다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진지하게 선수의 길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대전 대표로 활동하며 국가대표와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3년과 지난해 1등으로 대전시 주짓수 대표 선발로 선정됐고 올해는 2등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국체전은 학교 시험과 겹쳐서 준비를 못해 아쉬웠어요. 주짓수가 내년에도 시범종목 또는 정식종목으로 발탁된다면 꼭 참가할 계획입니다."


-다른 운동 경험도 많았는데, 주짓수를 선택한 이유는.

"태권도는 어릴 때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이후에는 합기도를 오랫동안 했습니다. 시범단 활동을 하며 축제나 행사 무대에도 자주 올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합기도는 시범 중심이라 기술보다는 완성된 동작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성격이 강했어요. 반면 주짓수는 힘이 아니라 기술의 세밀한 디테일,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승패가 갈립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타이밍이나 그립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니까, 공부하고 연구할수록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짓수가 제 성격과 잘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느끼는 주짓수의 매력은 무엇인가.

"주짓수는 상대를 제압하는 싸움이 아니라, 기술로 상대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운동이에요.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기술의 숙련도, 디테일, 타이밍이 승부를 가르죠. 그래서 연습할 때마다 새롭게 배울 게 많고, 경기마다 다른 색깔이 만들어집니다. 같은 기술을 써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표현되니까요. 자기만의 개성이 기술에 녹아든다는 점, 그게 주짓수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주짓수를 하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은.

"주짓수를 하기 전에는 어영부영 넘어가는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주짓수를 하면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기술 하나를 완벽히 익히려면 끝까지 파고들어야 하고, 대회에 나가면 그 노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주짓수는 힘보다 디테일이 중요해서 공부가 필수예요. 대회 영상을 찾아보며 ‘이 기술이 이렇게 쓰이는구나’ 하고 스스로 연구하는데, 그렇게 실력이 성장할 때마다 전보다 책임감이 강해졌다는 걸 느낍니다."


-평소 훈련 루틴은.

"평일에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두 타임 훈련을 합니다. 수업 전에 쓸 기술을 영상으로 복습하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훈련이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마무리해요. 주말은 예전에는 쉬었지만 요즘은 대회를 준비하느라 거의 매일 운동합니다. 하루 3~4시간 정도 꾸준히 훈련하고, 틈틈이 유산소 운동과 체력 훈련도 병행합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고 전국 단위 대회에도 자주 출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짓수는 하루아침에 실력이 늘지 않아요. 기본기와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반복 훈련을 하고, 대회가 끝나면 제 경기를 다시 보면서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합니다. 체력 훈련과 유산소 운동, 휴식까지 모두 실력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이런 노력이 쌓여야 진짜 실력이 된다고 믿습니다."


-멘탈 관리나 경기 전 루틴이 있다면.

"예전에는 대회장에 들어서면 너무 긴장해서 손이 떨리기도 했어요. 요즘은 루틴이 생겼습니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불안요소를 없애고 긴장을 푸는 게 제 루틴이에요. 사소하지만 저한테는 효과가 커요. 그리고 시합 직전에는 ‘괜찮다, 넌 할 수 있다. 내가 여기서 제일 강하다’는 말을 스스로 되뇌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예전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긴장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법을 배웠어요."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언제나 옆에서 지도해주시는 관장님이요.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태도와 마음가짐을 강조하시며 저를 성장시켜 주셨습니다. 시합 전 긴장할 때마다 ‘괜찮다, 넌 할 수 있다’는 말로 큰 힘이 됐고, 운동 외의 고민도 진심으로 들어주십니다. 단순히 주짓수를 가르치는 분이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멘토 같은 분이에요. 그래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가장 가까운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에요. 메달을 획득하게 되면 그 소식을 제일 먼저 어머니와 관장님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분들이니까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기술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단순히 성적으로만 기억되는 선수가 아니라, 기술의 완성도와 디테일로 주짓수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언젠가 제가 만든 기술이 제 이름으로 불리고, 해설진이 그 기술을 ‘김성대 가드’라고 말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제게는 최고의 영광일 겁니다. 주짓수의 가치를 기술로 보여주는 선수,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