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가야죠” 대전역부터 라팍까지 설렘 가득한 원정길
평일 낮에도 대전역 대합실 속 유니폼 입은 팬들 사로잡아 팬들"가을야구 분위기 느끼고파 일찍 출발해" 설렘 담겨 삼성라이온즈파크 원정 응원석 주황 우비·타올이 팬 반겨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4차전에서 삼성라이온즈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가야죠.”
22일 오후 1시경 대전역 대합실.
평일 한가로운 낮 시간대에도 대전역 대합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장을 입고 출장을 떠나는 사람, 성심당 빵 봉투를 가득 챙겨 대전을 떠나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 사이로 형형색색의 한화 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한화 팬들은 이날 펼쳐지는 한화이글스와 삼성의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4차전을 보기 위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향하고 있었다.
구단 상징인 주황색, 꿈돌이가 그려진 아이보리색, 여름을 기념해 나온 파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한화 유니폼을 입고 들뜬 표정으로 가을 원정길에 올랐다.
PO 3차전까지의 결과는 2승 1패.
한화가 1차전과 3차전을 가져오며 시리즈 우위를 점한 만큼 팬들의 표정도 설렘으로 가득했다.
대전시민 박은주 씨(40)는 “3차전 경기를 집에서 혼자 봤다. 1점 차라 긴장하면서 봤는데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오늘은 대구에 가서 경기를 보는데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일찍 출발한다. 선발로 나오는 정우주 선수가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KS) 진출 가능성을 묻자 그는 “한화가 대전에 안 오고 바로 잠실을 갈 것 같다”며 “문현빈 선수 팬인데 평소에 하던 대로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약 1시간의 거리를 달려 도착한 동대구역 승강장.
짧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지만 이 순간이 오기까지 자그마치 7년이 걸렸다.
4차전에서 이기면 KS 진출, 팬들에게는 19년의 기다림이 겹친 시간이다.
한화 팬들은 각자 일행과 4차전 경기 결과를 점치며 기차에서 내렸다.
유니폼 뒤에 새겨진 선수 이름만 봐도 각자의 ‘최애’를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간 이름은 PO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을 등번호로 새긴 이병직(57) 씨는 “군 제대했을 때인 2000년부터 지금까지 25년동안 한화를 응원하고 있다. 한화가 우승한 다음 해부터 좋아해서 그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며 “올해는 한화가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도 노시환이 홈런 칠 거라고 예상했는데 적중했다. PO는 4차전에서 끝내야 한다. 오늘 노시환이 홈런으로 경기를 끝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가까워질수록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원정팀 응원단석이 위치한 3루 좌석에는 21일과 마찬가지로 주황 우비와 타올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팬들은 구장 스피커에 울려 퍼지는 한화의 응원가를 흥얼거리며 하나둘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기 시작했다.
9년동안 한화를 좋아한 김나래(31) 씨는 “처음으로 원정경기에 응원하러 와본다. 신랑이 충청도 출신이라 한화 팬이다. 신랑하고 야구를 보다 저도 함께 좋아하게 됐다”며 “오늘의 키플레이어는 정우주 선수라고 생각한다. 실점 없이 주어진 이닝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 올해가 우승 적기인 만큼 모두 힘내서 4차전을 잘 마쳐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