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언스 대전 MBTI는 ‘DaFa’ 경계 허문 예술과 과학

24일부터 아티언스 대전 페스티벌 팡파르 연구자·예술가 9팀, 2년의 협업 작품 공개 전시·공연·토크·체험으로 시민 참여 확대 AI·생명공학·양자물리 등 과학·예술 융합 빛·소리·데이터를 감성으로 번역한 무대도 대전만의 융복합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

2025-10-20     김지현 기자
조미예 작가가 김보경 한국생명공학연구원박사와 창작한 작품 '유전체 변주#4, Genomic Variations#4'.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김한비 작가가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구의동 피톤치드'.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엄지은 작가가 황세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위 아님 아래'.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 과학과 예술이 만난 ‘아티언스’ 융복합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20일 대전문화재단에 따르면 ‘2025 아티언스 대전’ 융복합 페스티벌 ‘지평 너머의 감각’이 오는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에서 열린다.

아티언스 대전은 대전문화재단이 협력관계를 구축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자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참여예술가를 연결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 과학자와 예술가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예술을 2년 동안 준비해 선보인다.

이 사업은 2011년 시작 이후 2019년까지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2020년부터는 전시 위주로 진행되며 15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올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공연, 체험, 토크콘서트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융복합 페스티벌 형식으로 다시 확장됐다.

이번 융복합 페스티벌의 주제는 ‘지평 너머의 감각(Beyond the Horizon of Senses)’으로, 서로 다른 개념이 융합되고 해체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개념이 태어나는 순간을 주목한다.

특히 AI·생명공학·지질과학·양자물리 등 첨단 연구가 인간의 감각과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은 데이터를 감성으로 변환하고 과학은 감각의 언어를 통해 사유로 확장된다.

이번 축제에선 지난해 공모를 통해 협업한 과학자와 예술가 9팀의 창작 모델을 만나볼 수 있다.

최은빈 작가가 최기봉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맨홀'.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김은진 작가가 박중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에피메랄 드로잉1'.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박세연 작가가 백예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Spectrum_Frankfurter Allee'.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소보람 작가가 김소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물과 공기의 노래(水空之曲) & 별먼지의 노래(星塵之曲)'.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먼저, 김은진 작가는 박중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와 ‘기능성 유체’의 물리적 흐름을 드로잉의 시간성과 결합했고, 최은빈 작가는 최기봉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와 함께 빛과 소리를 감지해 운동하는 기계를 제작하며 감각의 물리적 전환을 탐구한다.

소보람 작가·김소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쓰레기 매립지의 미생물 군집을 예술로 번역해 생명 순환의 소리를 시각화했고, 엄지은 작가·황세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땅속 내시경’을 통해 지하의 세계를 탐사하며 보이지 않는 지층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구현했다.

민혜기 작가는 김민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와 양자 세계의 불확정성을 다루며 관찰과 존재의 관계를 드러내고, 김한비 작가는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와 함께 열전현상을 예술적 장치로 활용해 에너지의 순환과 인간의 회귀 본능을 표현한다.

박세연 작가는 백예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와 색채 인지의 불확실성을 실험해 빛과 기억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제시했고, 조미예 작가는 김보경 한국생명공학연구원박사와 염색체의 구조를 불로초 신화와 병치시켜, 영생의 역설을 탐구한다.

이현민 작가가 조지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함석 덕트'.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민혜기 작가가 김민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와 창작한 작품 '사건 #1'. 사진 대전문화재단 제공

마지막으로 이현민 작가는 조지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와 MRI 영상을 사운드와 결합해 시간의 단층을 시각화했다.

이번 융복합 페스티벌 개막행사는 오는 24일 ‘예술과 과학의 감각적 교차’를 주제로 빛과 음악,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융복합 예술의 새 지평을 열 예정이다.

일렉트로닉 월드뮤직 밴드 ‘애니멀다이버스’의 오프닝 공연과 윤제호 작가의 레이저 아트 퍼포먼스, 배우 겸 미술작가 박기웅이 진행하는 융복합 토크콘서트도 선보인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DNA 체험, 협업작품 연계 퍼포먼스, 스몰 토크콘서트, AI 연계 체험 프로그램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또 2020년 아티언스 대전에 참여했던 이지연 작가를 특별 초청해, 협업을 이어온 최대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와의 ‘얼룩무지개숲’ 시리즈를 선보인다.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아티언스 대전은 AI·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첨단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기반으로, 창의력을 가진 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하여 대전만의 문화브랜드 구축과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황나래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팀 과장

황나래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팀 과장 "과학이 예술로 만들어지는 과정 즐겼으면"

"‘아티언스 대전’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지역 대표 융복합 페스티벌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티언스 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황나래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팀 과장은 지역 대표 문화축제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시작된 ‘아티언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과학자와 예술가를 연결해 과학 기반의 융복합 예술 작품을 공동 창작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전문화재단은 매년 과학자와 예술가를 선발해 연결하고 팀을 꾸리는 데, 선발된 팀은 2년 동안 융복합 예술 구현을 진행하게 된다.

황 과장은 "과학과 예술의 분야가 다르다 보니 언어를 탐색하는 것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1년은 서로의 분야를 탐색하는 시간으로, 나머지 1년은 연구를 토대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간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3년째 아티언스 대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황 과장은 올해 아티언스 대전에 대해 ‘융복합 페스티벌의 부활’이라고 언급했다.

아티언스 대전은 2019년까지 페스티벌 형식으로, 2020년부터는 전시 위주로 진행된 바 있다.

올해는 당초 사업의 취지를 살려 다시 페스티벌 형식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아티언스 대전 융복합 페스티벌 ‘지평 너머의 감각(Beyond the Horizon of Senses)’은 오는 24일 개막해 내달 2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미래기술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그는 "그동안 해왔던 전시와 더불어 토크콘서트, 사업 결과물 워크숍, 레이저 아트쇼, 지역예술인 공연까지 선보인다"며 "이번에는 단순한 지원 사업을 넘어 융복합 예술 페스티벌로 확대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이번 아티언스 대전을 통해 시민들이 어렵게 느끼는 융복합 예술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황 과장은 "융복합 예술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 아티언스 대전을 통해 ‘융복합 예술이 이런 것이구나’, ‘대전에서는 과학자와 예술가가 이렇게 협력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한다"며 "시민들이 융복합 예술을 억지로 이해하려 하기보다 ‘이런 예술도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공간마다 안내를 맡은 지킴이들이 있어 설명을 들으면 작품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며 "과학 연구 주제가 예술과 만나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는지를 체험하며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