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 공방’ 끝 잇단 파행, 과방위 국정감사 민낯
사설
2025-10-16 충청투데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부아가 치민다. 다른 위원회보다 일정이 빠듯한데도 의원들의 감정싸움으로 파행에 파행을 빚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우주항공청 등을 대상으로 열린 과방위의 어제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다툼으로 개시 40여분 만에 중단됐다. 오후에 가까스로 국정감사가 속개됐지만 두 의원의 공방전으로 30분 만에 또 다시 파행됐다.
이날 의원들이 주고받은 말은 국회의 품위를 묻게 한다. 지난달 5일 과방위 회의 중 김 의원이 박 의원의 장인 사진을 공개한 게 발단이었다. 박 의원은 "15년 전 세상을 떠난 장인을 끌어낸 건 좌파식 연좌제 발상"이라고 분노했다. 이후 두 의원 사이에 "이 찌질한 XX야", "거기에 그 찌질이라는 단어는 당신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야.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라는 문자가 오갔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의 전화번호가 노출된 데 대해) "박 의원은 사인이 아닌 공인으로 명함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화번호를 알린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전 일정을 망쳤으면 오후 일정만큼은 정상적으로 소화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후 2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두 의원의 비난전은 이어져 곧바로 파행을 빚고 말았다. 비공개로 전환된 오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서로를 향해 "한 주먹 거리", "너는 내가 이긴다"는 폭언을 주고받았다. 국정감사장이 싸움판인가. 이게 우리 국회의 민낯이다. 그나마 전파를 타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어린이들이 이 장면을 보았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일정은 어느 상임위보다 일정이 촉박하다. 하루에 50여개 기관을 몰아서 할 정도라고 한다. 국정감사에 몰두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일정을 망쳐서야 되겠는가. 준비한 피감기관과 바쁜 시간을 짬내서 출석한 증인들은 또 뭐가 되나. 과방위는 일련의 파행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남은 일정만큼은 성실히 임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