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우리 지역의 경영자와 근로자, 함께 가야 할 길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회장

2025-10-16     충청투데이

우리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산업 구조의 다양성이 높지 못하다.첨단 대기업이 집적된 인근 지역에 비하면 대기업의 2차, 3차 협력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대기업에서 먼저 체감되는 법과 제도의 변화가 우리 지역에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피부로 느껴진다. 변화의 물결이 이미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난 뒤에야 경영환경의 한계와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영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노동 관련 주요 법과 제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대 근로시간 단축, 노란봉투법 시행, 그리고 4.5일제 근무제 도입 논의까지-이러한 변화들은 수도권 대기업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역 중소기업과 협력업체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우리 지역의 기업들은 아마 6개월에서 1년 정도 후에 이 변화의 충격을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야 대처하려 한다면 이미 늦다.

지금이야말로 제도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인력 운영과 생산 시스템, 비용 구조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지역 경영자들은 개정되는 법과 제도에 대해 미리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 변화가 일어나고 나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법과 제도의 방향을 숙지하고 경영 전략에 반영할 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또한 근로자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생산성과 효율만을 기준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과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 이 경영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근로자들 역시 변화된 제도를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수단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기업의 현실과 경영상의 어려움을 함께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 무너지면 근로의 장도 사라진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할 때,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가능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일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지역의 산업 기반은 결코 튼튼하지 않다. 그렇기에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법과 제도는 바뀌지만, 그 속에서도 지역 산업을 지탱하는 힘은 결국 ‘사람’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지역경제의 회복력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다.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