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은퇴는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마흔이 넘었네요"

이진희 하나은행 아산금융센터지점 팀장

2025-10-15     충청투데이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저자 또한 부푼 꿈을 안고 은행에 입사할 때만 해도 은퇴는 먼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하나 둘씩 떠나는 선배들을 보면 먼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노후준비’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막상 준비에 들어가진 않는다. 지금 쓰는 것도 빠듯한데 먼 미래를 위해 돈을 묶어두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후를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하나의 방법으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것이 있다. 바로 IRP, 개인형퇴직연금이다. IRP는 이름 그대로 개인이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스스로 가입하는 연금 상품이다. 과거에는 퇴직금이 자연스럽게 퇴직연금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재직 중에도 자발적으로 IRP계좌를 만들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대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세액공제 혜택이다.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납입한 금액에 대해 13.2%에서 최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매년 연말정산을 앞두고 IRP 계좌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저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또한 IRP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이다. 예금, 펀드, 채권, ETF등 여러 상품을 고를 수 있어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게 자산을 배분할 수 있다. 수익률과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투자 상품이다보니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용하면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중요한 점은 IRP는 노후를 위한 전용계좌이기 때문에 중도인출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쉽게 인출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구조 덕분에 오히려 ‘노후자금’ 이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다. 눈앞의 소비 유혹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자산을 강제적으로 지키는 셈이다.

많은 분들이 "지금 당장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노후준비까지 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노후 준비는 여유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IRP는 매달 10만원 20만원처럼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노후 자산을 쌓을 수 있다.

노후는 하루아침에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삶의 무게로 느껴지기도 한다. 작은 실천이 미래의 나를 지켜줄 것이다. 이제는 소비와 저축, 투자의 균형 속에 ‘노후준비’라는 항목을 꼭 포함시켜야 할 때이다. IRP, 오늘이 가장 빠른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