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차지한 태안 현수막 지정게시대 눈살

태안군 8개읍면 지정게시대 76곳 정치인들 명절인사 홍수 소상공인 현수막 걸기 어려워 "일정 수량 제한 게시 필요"

2025-10-10     박기명 기자

[충청투데이 박기명 기자]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정치인과 신인 정치인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추석 명절기간에 현수막을 걸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 눈살마져 찌뿌리게 하고 있다.

여기에 농·수·축협과 각 금고 이사장 등 선거직 기관장들까지 합세해 읍·면에 설치된 지정게시대를 독차지 했다.

정작 소상공인들은 새로운 메뉴나 상호를 알리기 위해 지정게시대를 이용하려 해도 자리가 없어 게시하지 못하거나 도로변에 불법으로 게시하는 등 좋은 자리에 현수막을 걸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태안군에는 현재 현수막을 걸수 있는 ‘지정게시대’가 8개 읍·면에 총 76곳이 설치되어 운영중에 있다.

한곳당 적게는 5~6장, 많게는 10~12 장 정도 붙힐 수 있다. 그중 인기있는 게시대는 몇 곳에 불과하다.

게시된 내용을 보면 모두가 명절에 관한 고향방문 환영 인사와 덕담으로 채워져 있다. 좋은 뜻으로 게시한 내용이지만 지나치면 군민들에게는 불편하고 꼴불견이다.

정작 소상공인들은 이번 명절에 대목 좀 보려고 광고 업체에 의뢰해도 이미 정치인들이 목 좋은 게시대를 사전에 예약을 해 놓아 게시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생계보다 정치가 우선이 될 수는 없다.

광고업체에 따르면 “현직 군수와 군의원 등 정치인들이 오래전에 목 좋은 게시대에 수백여장의 현수막을 예약해 놓고 독차지했다”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들과 주민들은 “게시대를 이용하려는 군민들을 위해 정치인들이 일정 수량을 제한적으로 게시할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