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춘추] 손목이 보내는 ‘경고 신호’ 방치하면 신경질환으로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5-10-09 충청투데이
명절이 지난 후에는 몸과 마음에 적잖은 부담이 따르기도 한다. 실제 국내 한 기업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명절 부담요소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남성은 ‘장거리 운전(18.9%)’이, 여성은 ‘음식 준비(33.3%)’가 가장 높은 요소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들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에서 가사노동량이 늘기 마련이다.
특히 손목 사용이 잦은 중년 여성들은 명절 음식 준비 과정에서 해당 부위에 부담이 가중되기 쉽다. 이에 만약 손목 통증이 반복되거나 저림, 붓기, 감각 저하가 동반된다면 대표적인 손목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앞쪽에 있는 9개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터널이 반복된 자극을 받아 좁아지는 질환이다.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두꺼워지면 그 아래로 통과하는 정중신경을 압박해 찌릿한 통증과 저림 증상이 유발된다.
한의학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풍·한·습의 침입 또는 기혈 순환 장애로 인한 경락(經絡) 폐색 증상으로 본다. 치료는 침·뜸·약침 등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막힌 경락을 소통시키고 염증을 완화시킨다. 특히 약침은 염증 부위에 직접 약효를 전달해 국소 진통 및 항염 작용을 유도, 통증을 줄인다.
실제 약침의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증례 논문을 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게 4주간 약침 병행 치료를 시행한 결과, 손 저림 증상이 평균 60% 이상 호전됐고, 손목의 기능 점수도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이다. 풍성한 명절 음식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건강한 몸이 있어야 따뜻한 명절의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이에 손목 사용 후 열감이 느껴지면 냉찜질을, 뻐근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온찜질을 하는 것을 권한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명절 이후에도 통증이 2주 이상 반복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