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급증하는 수해, 하천은 하천다워야
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2025-09-29 충청투데이
하천을 법률적 의미로 표현하면 "지표면에서 내린 빗물 등이 모여 흐르는 물길로서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하천으로 지정된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주위 하천, 강 등은 하천다운지, 강다운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지난달 기상청 발표를 보면 "올여름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면서 폭염 일수가 평년의 3.5배 넘는 46일로 가장 길었다고 했다. 이런 무더위와 함께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16일부터 20일 사이 경남 산청의 누적강수량은 793㎜로 100~200년에 한 번 발생할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렇게 한꺼번에 퍼붓는 강수량이 빠져나갈 곳은 하천과 강일 것이다.
우리 인근 지역을 살펴보아도 청주 옥산면과 오송읍이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되고 미호강 수위 상승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지난해 오송참사가 있던 궁평2지하차도 침수되어 통제되기도 했다.
이 지역의 수해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위해 미호강이 강 다운지 살펴봐야 한다. 강가 한복판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수없이 많은 잡초가 사람 키만큼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여름방학 전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무심천, 미호강의 많은 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이 풀들은 가축 사료가 되어 수해도 예방하고 가축에게도 이롭게 했다.
이런 하천에서의 나무와 잡초가 홍수시 물 흐름을 방해하고 교량에 결려 교량이 뒤틀리고 물길은 제방을 넘어 더 큰 수해가 나는 근본 원인이 된다. 미호강과 연결된 금강도 마찬가지다.
바닥준설은 제치하더라도 중간중간 섬이라도 없애야 한다. 환경보전을 주장하겠지만 수해로 인한 환경파괴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점차 지구온난화로 올해보다 내년이 더 덥고 더 큰 수해가 매년 올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해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퍼주기식 복지예산을 자연재해를 대비한 예산으로 바꿔야 한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내년도 충북도 재해예방사업비가 역대 최대인 1076억원으로 전년대비 161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내년 예산안 중 미호강 준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금강, 미호강이 물빠짐이 좋은 진정한 하천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