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약국 없어 끙끙 앓는 밤…충청권 공공심야약국 20곳뿐

이마저도 도심 위주로 편중돼 공백 커 정부 시간당 4만원 인건비 지원에도 약사들 체력적 한계… 제도 개선 필요

2025-09-24     최광현 기자
약국.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심야시간 응급상황에 놓인 주민들을 돕는 공공심야약국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도시나 외곽지역의 경우 심야 의료공백이 심화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대한약사회 등에 따르면 충청권 공공심야약국은 대전 4곳, 세종 2곳, 충남 9곳, 충북 5곳으로 총 20곳에 그쳤다. 전국 267곳 중 7.5%에 불과한 수준이다.


공공심야약국은 심야, 공휴일 등 취약 시간대 적절한 의약품의 사용을 위해 밤늦게 운영하는 약국을 말한다.

문제는 이마저도 도심 위주로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충남과 충북 일부 군 단위 지역은 심야약국이 없어 주민들이 의약품이 필요한 응급상황에서도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심야약국 확충이 저조한 배경에는 약사들의 운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2022년 약사법 개정 후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심야약국에 시간당 4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약사들의 참여는 여전히 낮다.

심야 3시간(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상 연중무휴 운영이라는 조건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약사들은 낮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장시간 근무로 인한 체력적 한계와 개인생활 포기에 따른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공공심야약국 운영방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운영중단을 고려해봤다고 답했다.

단순 지원금 지급을 넘어 약사들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 상비약 판매가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한 의약품은 해열제, 소화제 등으로 제한적인데다, 24시간 운영되지 않는 편의점에서는 상비약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24시간 운영하는 병원이 일부 존재하지만 병원이 열려 있어도 연계된 약국의 운영 시간은 제각각이다. 심야시간 의약품이 필요한 환자들이 약국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심야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공공심야약국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약사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며 "운영시간과 인력 지원을 표준화하고, 도서·산간·취약지역의 의료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