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전 미군 도왔던 세종시민, 한미동맹 상징됐다

임창수 옹, 미 정부 인도주의 봉사상·한미연합사령관 감사패 수상

2025-09-23     이승동 기자
▲사진 왼쪽부터 임재한, 최민호 세종시장,임창수 옹. 세종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6·25 전쟁 초기 부상을 입은 미군을 정성껏 보살핀 공로로 전후 75년만에 세종시에서 감사패를 받았던 임창수(91) 옹이 미국 정부의 인도주의 봉사상을 받았다.

임창수 옹은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5-1차 한미동맹컨퍼런스에서 미 정부의 인도주의 봉사상과 한미연합사령관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 받았다.

임 옹은 금강 방어선 전투 이후 황급히 후퇴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현재 세종시 금남면 영대리로 피신한 랠프 킬패트릭 상사(당시 27세)를 발견, 77일간 보살핀 사연의 주인공이다.

이후 전투가 더욱 격렬해지면서 인민군들이 출몰하자 임 옹은 킬패트릭 상사를 집으로 데려와 숨겨주기도 했다.

임 옹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해 금남면 대평리를 지나 북상하던 미군에 킬패트릭 상사를 인계했다.

전후 1972년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서로 편지를 전하며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킬페트릭 상사가 1975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며 연락이 끊겼다.

이후 킬페트릭 상사가 유산을 남겼다는 연락을 받은 임 옹은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매년 6월 25일이면 그와 맺은 인연을 추억하며 금병산에 올라 그를 추모해 왔다.

이 드라마 같은 사연은 전후 75년 만에 임재한 세종시 문화해설사를 통해 전해졌다. 최민호 시장이 직원들에게 보내는 ‘월요이야기’에서 소개되며,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임 옹은 제75주년 6·25 전쟁 기념행사에서 세종시장 감사패를 받았다. 지난 7월 11일 열린 개미고개 추모제에선 국방부장관 감사패를 받았다.

미 정부의 인도주의 봉사상 수상은 올해 개미고개 추모제에 참석한 미2항공전투여단 3-2항공대대 마이클 폴링 중령에게 두 사람의 사연이 전해진 후 불과 두 달 남짓한 시기에 성사됐다.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영웅 킬페트릭 상사를 구해낸 임 옹이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한미연합사령관 명의의 감사패도 수여됐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