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충청권 사업체 늘었지만 뿌리산업 휘청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 잠정 결과 발표 충청권 사업체·종사자 늘며 긍정적 평가 반면 제조업·건설업 감소폭 커 전망도 부정

2025-09-23     조선교 기자
한 상점 모습. 2025.7.14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불경기가 이어졌음에도 불구,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사업체와 종사자는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 창출과 크게 연계되지 않는 1인 등 소규모 사업체가 상승세를 견인한 데다가 제조업과 건설업 등 지역 경제 기반인 뿌리산업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사업체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사업체는 635만 3673개로 전년(624만 6489개) 대비 10만 7184개(1.7%)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청권 사업체의 경우 지난해 70만 4117개를 기록, 전년(68만 1371개) 대비 2만 2746개(3.3%)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종사자 역시 증가하면서 지난해 289만 787명으로 전년(281만 9117명)보다 7만 1670명(2.5%)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 부진 속에서도 사업체 수가 증가한 셈이지만 경제계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사업체 증가세는 1~4명의 종사자를 둔 사업체가 견인했다.

전년 대비 1만 5000개 이상이 증가하면서 전체 지표를 이끈 반면, 5~99명 규모의 중소업체는 4만 5000여개, 5% 가량이 감소한 상태다.

전체 사업체에서 이같은 소규모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86.5%에서 87.3%로 올라섰다.

이러한 변화는 1인 사업체 운영이 가능한 온라인 유통이나 태양광 발전업이 늘면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기·가스·증기업과 도·소매업 사업체는 각각 3만여개씩 늘면서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재생 에너지정책에 발맞춰 노후대책의 하나로 1인 태양광 발전업에 발을 들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충청권 내 신재생(태양광·풍력 등) 발전설비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2023년 500만개를 돌파, 지난해 620만여개까지 올라섰다.

반면 지역 경제의 뿌리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은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전국적으로 제조업은 지난해 3만 2852개 사업체가 줄면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부동산업은 1만 1152개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건설업은 사업체가 7000개 가량 늘었지만 산업 종사자가 무려 12만 2293명(6.4%) 이상 줄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수출과 내수 부진, 부동산시장의 침체 등 악재가 장기간 이어진 결과로 분석되며 당분간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위한 뿌리산업은 위축된 셈인데 현시점에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며 “1인 업체의 증가와 관련해서도 고용시장의 침체와 연계된 문제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