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보니 믿음가요”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 대박
농특산물 판매장, 10만 인파 몰려
[충청투데이 윤양수 기자]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열린 제26회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는 그야말로 가을 장터의 풍경을 방불케 했다. 10만여 명의 방문객이 청양읍 백세건강공원 일원을 가득 메웠고 농특산물 판매 부스마다 활기가 넘쳤다.
올해 축제는 무더위 등 기상 변수로 매년 9월 초에 열리던 시기를 3주 늦춰 개최됐다. 고추 수확기와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판매 부진이 우려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청양군은 사전에 고추 프로모션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대응했고 현장에서는 건고추 6억6천만 원, 고춧가루 1억3천만 원이 판매됐다. 전체 농산물 판매액은 약 10억 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 성과를 올렸다.
농민들의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이 번졌다. 장평면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김모(62) 씨는 “올해 날씨가 심술을 부려 걱정이 많았는데 축제에서 판매가 이렇게 잘돼 한 해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와 청양 고추를 믿고 사주니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판매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전에서 온 이정은(49) 씨는 “고추를 사면 바로 무료 택배까지 해주니 너무 편리하다”며 “청양산 고추는 향이 진하고 매운맛이 좋아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온 한 가족은 구기자차와 밤을 구입하며 “아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시식해보고 고른 거라 믿음이 간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구기자 농사를 짓는 운곡면의 박모(68) 씨는 “예전에는 구기자가 인기가 적어 애를 태웠는데 요즘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찾는 분이 많아졌다”며 “이번 축제에서도 많이 판매돼 농민들 사기가 많이 올랐다”고 했다.
판매 부스에서는 지역 농민들의 목소리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고추 꼭지를 제거한 상품이 더 편리해요” “구기자 고추장은 직접 담가 먹으면 건강에도 좋습니다” 상인들의 설명이 이어지면 관광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갑을 열었다.
서울에서 온 김수현(54) 씨는 “SNS에서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를 보고 친구들과 여행 겸 내려왔다”며 “지역 특산물을 직접 보고 맛볼 수 있는 기회라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손에 가득 고추와 수제 한과 봉지를 들고 있었다.
청양군 관계자는 “축제 시기를 늦췄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거둔 것은 청양 농산물의 경쟁력이 확실하다는 증거”라며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족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청양 고추와 구기자는 군민의 자부심이자 세계로 뻗어갈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농민의 소득을 보장하고 관광객이 다시 찾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사흘간 이어진 축제는 단순한 농산물 판매를 넘어 농민의 땀방울과 소비자의 웃음이 만나는 교류의 장이었다. 가을 햇살만큼이나 뜨거운 현장 열기 속에서 방문객들은 ‘청양의 맛’을 확실히 마음에 담고 돌아갔다.
윤양수 기자 root585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