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 건설업계도 예외 아니었다

내국인 건설근로자 평균 연령 52.5세 50·60대 숙련공 은퇴 시 대규모 공백 우려 청년층 고강도 노동·불규칙한 근무 기피 업계 이미지 쇄신하고 인재 유치 나서야

2025-09-22     최광현 기자
대전 유성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고령화의 파도가 건설업계를 덮치고 있다.

50·60대가 업계 인력의 절반을 넘어서면서도 20대 이하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어 향후 대규모 인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내국인 건설근로자 평균 연령은 52.8세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4.1%, 60대가 25.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중장년층 편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충청권 역시 평균 연령 52.5세로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세종이 54.9세로 가장 높았고, 충남 52.9세, 대전 52.6세, 충북 49.8세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충남 1만 1939명, 충북 9141명, 대전 4221명, 세종이 1542명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젊은 건설근로자가 없다는 점이다.

전국 건설근로자 중 20대 이하는 2만2756명으로 약 전체 연령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는 충북이 3094명으로 높았으며, 세종 1542명, 대전 748명, 충남 183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50·60대 숙련공들이 한꺼번에 은퇴하게 되면 건설현장은 경험해보지 못한 인력 공백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용접, 배관, 철근 작업 같은 고난도 기술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경험 많은 기능공들이 빠져나가면 공사 품질 저하는 물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 기술 분야에서는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근로자나 임시직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언어 소통 문제와 기술 미숙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청년층이 건설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힘든 노동 강도와 불규칙한 근무에 더해 잦은 안전사고가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건설업 산재 사망자는 138명으로 전체 산업 사망자(287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업종 이미지에서 벗어나 AI와 첨단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고령화 현상은 한국 건설업이 마주한 구조적 위기의 단면"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도 최첨단 기술 도입으로 업계 이미지를 쇄신하고 젊은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