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말은 안 통해도 예술은 통한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2025-09-17 충청투데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그림들은 각각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일본의 명화다. 문화도, 언어도, 시대도 다른 곳에서 탄생했지만, 여전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예술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시대가 달라도, 예술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고 공감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인간이 공유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순수한 언어라 할 수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대전 서구 아트페스티벌’이 의미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아페는 이 보편적인 언어를 우리가 평소 다니던 거리와 광장에 펼쳐 놓는다. 10일부터 12일까지 서구청 앞 샘머리·보라매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상상자극! 문화공감! 너의 폼을 뽐내봐!’를 주제로 개최되며, 2016년 시작된 이후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대전의 대표 축제 중 하나다.
축제장에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전국의 예술인들이 참여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마켓이 열리고, 광장 곳곳에는 아트빛터널과 야외 조각전, 특별 전시전 등 시각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사생대회와 다양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연 분야에서도 메인무대 공연과 프린지, 버스킹 공연 등이 이어져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축제를 찾는 시민들은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경험을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프리마켓과 아트갤러리 경매, 청년 마켓, 먹거리 부스와 푸드트럭도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구아트페스티벌이 특별한 이유는 예술을 단지 전문 공연장이나 갤러리에서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일상 속 공간인 거리와 광장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자유롭게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음악을 들으며, 예술가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예술이 지닌 본질적인 힘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하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감동을 나누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는 10월, 여러분을 대전 서구의 샘머리·보라매공원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음악이 흐르고 미술이 말을 걸어오는 그 현장 속에서, 이웃과 함께 웃고 느끼며 공감하는 가을을 즐기러 오시길 바란다. 예술은 말이 없어도 통하고, 시대를 넘어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