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트램’ 전 구간 공사 돌입… 친환경 교통도시로 성큼
올해부터 15개 공구에서 공사 진행 국내 최초 수소트램 도입 관심 집중 교통난 해소·친환경 교통수단 구축 구간별 평균 2~3년 가량 공사 예정 시민 소통 최우선 ‘주민설명회’ 개최 차로 통제 불가피 대중교통 이용 유도 트램정거장 44곳 중 5곳 특화형으로 지역경제 효과 ‘2조 4000억 원’ 기대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전 구간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말 착공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15개 공구에서 순차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30여 년간 논의만 이어지던 2호선 사업이 마침내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에 조성되는 2호선 트램은 총 연장 38.8㎞ 규모로, 정거장 45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를 갖춘다. 국내 최초로 수소트램이 도입돼 도심 교통난 해소는 물론 친환경 교통수단 구축까지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수십 년간 표류하던 숙원 사업이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면서 대전의 미래 교통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전 구간 착공은 단순히 공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회복, 나아가 친환경 교통도시로 전환을 알리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 38.8㎞ 순환선…국내 첫 ‘수소트램’ 상징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서대전역을 기점으로 대전역, 정부청사, 유성온천을 거쳐 다시 서대전역으로 이어지는 순환선이다.
여기에 중리~연축(3.9㎞)과 관저~진잠(1.0㎞) 두 갈래 지선이 연결되며 총 연장은 38.8㎞에 달한다. 사업비는 1조 5069억 원으로, 국비 60%, 지방비 40%가 투입된다.
도심 5개 구를 모두 잇는 순환 구조로 교통망을 촘촘히 구축해 도시 균형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수소트램이 도입돼, 대전은 미래 친환경 교통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 30년 표류 끝, 전 구간 착공
2호선 논의는 1996년 기본계획 승인으로 출발했다. 2012년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예타를 통과했지만 비용과 효율성 문제로 2014년 트램 방식으로 전환됐다. 2019년 예타 면제사업 지정, 2020년 기본계획 변경 승인을 거쳐 지난해에는 총사업비가 최종 1조 5069억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기점으로 올해부터는 15개 공구 가운데 14개 공구가 계약을 마치고 순차 시공에 돌입했다. 공사 기간은 구간별로 2년 6개월에서 최대 3년 반에 걸쳐 진행되며, 2028년 전 구간 완공을 목표로 한다.
◆ 공구별 공사 본격화
대전시는 2호선 전 노선을 15개 공구로 나눠 동시·분할 시공 방식을 적용했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구간이 착공에 들어갔으며, 구간별로 평균 2년 6개월에서 3년 반가량 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대덕구 계족로 일원에 해당하는 1·2공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유성구 도안대로 구간의 7공구는 2027년 8월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서구 정림삼거리에서 도마삼거리에 이르는 10공구는 2027년부터 2028년까지 전면 통제가 병행되며 공사가 추진된다. 대전역 지하차도 일원의 13공구는 2026년 상반기까지 부분 통제가 이뤄진다. 이 밖의 공구들은 대부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계획이다. 차량기지 건설 또한 이미 발주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주민설명회 열고 ‘시민과 함께’
대전시는 공사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부터 시민 소통을 최우선에 두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3월 10일에는 사전 브리핑을 열어 교통처리 계획과 불편 해소 대책을 공개했고, 이어 공사 구간별 주민설명회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1·2공구 설명회는 3월 11일 대덕문화원에서, 7공구 설명회는 3월 14일 원신흥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각각 열렸다. 설명회에서는 수소트램의 특징과 단계별 공사계획, 공구별 주요 공정이 소개됐으며 주민 의견도 직접 청취됐다. 시는 이후에도 SNS와 홈페이지, 동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공사 현황을 알리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도심 주요 간선도로 ‘차로 통제’ 불가피
트램 공사는 도심 도로 위에서 진행되는 만큼 교통 혼잡은 불가피하다. 대덕구 계족로, 유성구 도안대로, 서구 계백로, 동구 중앙로 등에서 차로 부분 통제와 전면 통제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이에 시는 고속도로 순환망 활용, 우회도로 신설, 통행료 지원, 다인승 전용차로 시범 운영 등 교통 분산책을 내놨다. 어린이 무상 교통, 시내버스 집중 배차, 굴절버스 시범사업, 공유자전거·개인형 이동수단 활성화도 병행해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한다.
◆5개 명품 정거장…도시의 랜드마크로
2호선 트램 정거장은 총 44개소가 들어서며, 이 가운데 5곳은 특화형 명품 정거장으로 꾸며진다.
서대전역과 정부청사 정거장은 광장형 디자인이 적용돼 도심의 개방성과 상징성을 강화한다. 엑스포과학공원 정거장은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되고, 보문산공원 정거장은 관광 거점형으로 개발된다. 대전역과 중앙시장 정거장은 전통과 상권의 중심으로서 시민과 관광객을 잇는 핵심 교통거점이 될 예정이다.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도시 디자인과 지역 상징성을 담은 랜드마크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 지역경제 효과 ‘2조 4000억 원’ 기대
대전시는 공사를 토목, 전기, 신호, 통신 등 56건으로 세분화해 발주해 지역 업체 참여를 확대했다. 하도급의 경우 70% 이상을 지역업체에 맡기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300억 원 규모 계약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지역업체가 수주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산유발효과 2조 459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9808억 원, 취업유발효과 1만6190명으로 분석했다.
침체된 지역 건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본과 인력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 트램시대, 대전의 미래 경쟁력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에 그치지 않는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도시 전역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과학기술특구와 세종 행정도시,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 등 인근 거점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5개 구를 연결하는 순환선 구조는 산업과 연구, 행정 기능을 하나의 교통망 안에서 묶어내며, 대전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내 최초로 수소트램을 도입하는 만큼 친환경 교통도시로의 도약도 가능하다. 무공해 교통수단을 도심 전역에 확산시켜 탄소중립 정책을 선도하고, 정거장을 단순한 이동 거점이 아닌 문화·관광·상권의 랜드마크로 개발해 시민 생활 전반의 체감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트램 건설은 교통 혁신을 넘어 경제, 환경, 도시 디자인을 아우르는 ‘미래 경쟁력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트램 건설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도시 경쟁력과 지역경제 회복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시민과 함께 안전하고 신속한 공사를 추진해 2028년 개통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