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스스로 만든 변화, ‘우리는 깐부’의 힘

가죽공예·탐방·기부로 지역사회와 동행… 자조모임 3팀 활발 계획부터 실행까지 직접 참여… 결혼이민자 편견 허무는 현장 논산시가족센터 지원 속 스스로 성장·적응하는 결혼이주여성들

2025-09-16     김흥준 기자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에 참가한 논산시 결혼이주여성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논산 11경 투어 중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을 방문하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처음엔 계획서를 쓰는 게 막막했지만,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다 보니 우리만의 프로그램이 하나둘 완성됐어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Nguyen Thi Mai 씨(36)는 논산시가족센터가 운영하는 자조모임 프로그램 ‘우리는 깐부’에 참여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Nguyen 씨가 속한 모임은 매주 토요일 논산11경을 탐방하고, 가죽공예 작품을 만들어 지역 복지관에 기부하는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이제는 일정과 재료를 스스로 준비하며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즐겁게 활동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논산시가족센터(센터장 이혜경·건양대 교수)는 지난 7월부터 결혼이주여성들의 상호교류와 자립을 돕기 위해 ‘우리는 깐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다문화가족 봉사단을 포함한 총 3개 팀의 자조모임과 국가별 자조모임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센터는 참여자들이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 공간과 재료비, 강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자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한다는 점이다. 가죽공예, 뜨개, 배드민턴, 논산11경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참여자들이 직접 선정하고, 활동 일정과 방법도 스스로 조율한다. 이러한 방식은 참여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또한 ‘우리는 깐부’는 단순한 체험활동을 넘어 기부와 나눔까지 연결된다. 참여자들이 만든 작품을 지역 복지시설에 전달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확대하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Nguyen 씨는 “우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우리도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혜경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자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자발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지역 가족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논산시가족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적 참여와 자립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이 지역사회 속에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상호 교류와 나눔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