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유일 종합병원 원외처방이 환자 원성 산 까닭
인근 약국 신설로 의약분업 예외지역서 제외 내리막길 등 이용 불편… 첫날부터 현장 혼란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옥천군의 유일한 종합병원이자 응급의료기관인 옥천성모병원의 원외처방 전환을 두고 환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 병원은 시가지 외곽에 위치해 그동안 인근 약국이 없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분류돼 원내처방이 가능했다. 환자들은 진료 후 병원 내 약국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병원 인근에 약국이 신설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보건당국은 석 달간의 행정예고를 거쳐 15일부터 병원을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제외하고 원내처방을 금지했다.
문제는 신설 약국의 접근성이다. 약국은 언덕 위에 있어 병원 주차장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간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이용하기엔 쉽지 않은 위치다.
원외처방 첫날부터 병원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20년 넘게 원내처방을 받아온 환자들은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느냐”며 항의했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환자는 “보호자 도움 없이는 약 받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졸속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천군 노인회는 건의문을 통해 “1만7000여명의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병원인 점을 고려해 원내처방을 병행하거나 약국까지 안전한 통행로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참전유공자·보훈가족 등도 보훈병원 위탁진료 혜택 축소와 약값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옥천군 보건소 관계자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은 반경 1㎞ 안에 약국이 없을 때만 지정 가능한데 신설 약국은 병원 경계로부터 수십m에 불과하다”며 “병원 부지 안에 별도의 통행로를 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