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권 달라” 천안시에 무리한 협상 카드 꺼낸 파크골프협회

도솔공원 대신 유관순파크골프장 이용 유도에 협회 측 시설 운영권 요구 무료 이용권·사무실 지원도 주장…“조건 충족되면 도솔공원에서 옮길수도”

2025-09-11     이재범 기자
천안 백석동에 조성된 유관순파크골프장 전경. 천안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천안 도솔공원 잔디광장을 무상으로 이용 중인 파크골프협회 측이 천안시의 대안 제시에 무리한 협상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도솔공원 대신 지난해 준공된 유관순파크골프장 이용을 유도했지만 정작 협회는 시설 운영권 등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11일 12면 보도>

11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천안시파크골프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2018년부터 도솔공원 내 잔디광장(1만 4825㎡)의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이용하고 있다. 공원 전체 면적의 24%에 달하는 규모지만 협회가 시에 내는 별도 이용료는 없다.

시는 공원 지하주차장 보수공사와 국비 공모사업 추진 등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협회 측에 사용승인 만료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백석동에 조성한 유관순파크골프장(이하 파크골프장) 이용을 안내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98억 5000만 원이 투입된 파크골프장은 사용이 종료된 위생매립장 상부 5만 7242㎡ 부지에 36홀 규모로 조성됐다. 그동안 지역에 규격을 갖춘 경기장이 없다는 동호인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시설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시의 제안에 협회 전 임원은 아예 시설 운영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파크골프장을 자신들이 위탁 운영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곳은 현재 천안도시공사가 공공위탁하고 있는데 운영예산은 인건비와 운영비 등 16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시가 ‘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이번에는 이용료 전액 감면을 들고 나왔다. 현재 유관순파크골프장은 시민은 4000원, 타 지역민은 8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65세 이상 시민은 50% 감면혜택도 주어진다.

협회는 또 사무실 지원까지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이 컨테이너를 설치할 테니 공간을 내주거나 기존 부대시설 중 한 곳을 달라는 요구였다. 협회 관계자는 “요구 조건이 충족된다면 우리도 도솔공원에서 옮기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시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협회 소속 회원들이 대부분 노인층인 데다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이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대화로 상황을 풀어보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관리동 내에는 빈 사무실이 없고 사무실 설치도 다른 단체 등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설치가 어렵다”면서 “유료화도 이용의 공정성과 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