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에도 인력난 여전… 지역·필수과 기피 심화

충남대·충북대병원 충원율, 의정갈등 이전 수준 못미쳐 필수과 전공의 부족·재정적자에 지방 국립대병원 위기

2025-09-10     함성곤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일부가 수련병원에 복귀한 1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kjh2667_@cctoday.co.kr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많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왔지만, 의정 갈등 이전과 비교하면 인력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수 의료과 기피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통계로 확인되며, 지역 의료 체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에게 제출받은 ‘전공의 정·현원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전공의 전체 정원 2861명 중 실제 근무 중인 전공의는 1955명으로, 충원율이 68.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의정 갈등 이전인 2023년 말 충원율이 85.6%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일부 병원의 경우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충청권의 경우 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의 충원율이 각각 77.7%, 79.4%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모집에서는 충남대병원은 68.6%(정원 239명 중 164명 근무), 충북대병원이 60%(150명 중 164명 근무)로 집계되며 의정 갈등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대병원(80.4%), 전북대병원(71.7%)의 충원율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수련환경 혁신 지원사업 대상으로 구분되는 필수의료 8개 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을 따로 보면 지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충남대병원은 정원 118명 중 64명이 근무해 충원율이 54.2%에 불과했고, 충북대병원은 81명 중 33명으로 40.7%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필수과 충원율이 55.7%로 이미 낮은데, 충북대병원은 그마저도 한참 밑돌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전공의 부족 현상은 수도권 쏠림과 필수과목 기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대병원 본원은 전체 전공의 충원율이 80.4%, 필수과 충원율은 76.2%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지방 국립대병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다수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기피 과목은 전국적으로 지원자가 적어 수련 환경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지방 필수과 전공의 유치를 위해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수가 인상을 비롯한 보상 체계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정 갈등 이전부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백 의원은 “만성적인 필수과 전공의 부족과 누적된 재정적자로 지방 국립대병원들이 복합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가 재정 지원과 수련 환경 개선, 교육·연구 인프라 확충을 통해 국립대병원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