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26번·해산 언급… 여야 ‘악수’ 하루만에 찬바람

정청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국민의힘 반발 장동혁 “제1야당에 선전포고… 연설에 실망”

2025-09-09     김대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2025.9.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을 통해 ‘화해 모드’를 기대하게 했던 여야 관계가 하루만에 냉랭해지는 양상이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내란 청산’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서면서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악수’를 나눴던 양 당 대표는 이날 다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고 국회도 당분간 양보없는 평행선을 걸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내란 청산'을 재차 강조하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이어오고 있는 '사과 없이는 협치도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야 ‘강공 모드’를 유지했다.

특히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언급하는 동안 '협치'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정신"이라며 "내란과 외환만큼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 과정에서 정 대표는 고성으로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위헌 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등 이른바 3대 개혁과 관련해서도 정 대표는 ‘골든타임’을 언급하며 속도조절 없는 강행을 시사했다.

정 대표의 강경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는데,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면서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 대표의 연설은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대표는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와 관련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장 대표는 “정 대표가 오늘도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면서 "내란특별재판부는 사법부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반헌법적인 발상으로 이렇게 밀어붙인다면 저는 법원이 비상한 결단을 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대표 연설과정에서 고성으로 반발했고 일부는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 오찬 회동을 통해 "더 많이 가진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며 여야 간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정 대표의 강경 발언과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이 나오면서 여야 분위기는 하루만에 다시 얼어붙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