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기적의 비만약’… 충청권서 5년간 10만건 처방

월평균 처방건수, 위고비가 삭센다의 2배 이상 미용 목적 오남용 빈번… 부작용 전국 1708건

2025-09-02     김중곤 기자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만치료제인 삭센다, 위고비를 처방받은 충청권 지역민이 최근 5년간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올해 6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집계된 충청권의 삭센다, 위고비 처방건수는 총 10만 1368건이다.

지역별로 △대전 3만 6558건 △충남 2만 9196건 △충북 2만 9075건 △세종 6439건 등이며, 의약품으로는 삭센다가 7만 4363건으로 집계의 73.4%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 사용승인 시점에서 삭센다는 2018년 3월, 위고는 지난해 10월로 차이가 난다.

두 비민치료제의 처방건수를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위고비가 약 3000건으로 삭센다(약 1127건)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셈이다.

위고비·삭센다 처방 환자는 전국 기준 111만 6694명 중 여자가 79만 8555명(71.5%)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으로는 30대와 40대가 각각 34만 3306명, 32만 6437명으로 많은 비중을 보였으며, 특히 10대 미만도 200명으로 확인됐다.

위고비와 삭센다는 엄연히 비만치료제인 만큼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환자,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체중, 심지어 저체중인 사람에게도 미용 목적으로 비만치료제가 처방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등 검증 절차가 허술하다는 것이 서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보고된 국내 비만체료제 이상사례는 삭센다 1565건, 위고비 143건 등 1708건으로 파악됐다.

자칫 체중을 과다하게 감량하려다가 구역, 구토, 두통, 발진, 설사,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의료인의 처방과 환자의 이용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서 의원은 “최근 SNS와 미디어를 중심으로 ‘위고비 다이어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비만환자가 아닌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라 하더라도 BMI 검증을 철저히 하고, 불법·부적절한 처방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