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공보의 174명 중 13명 충원… 지역 의료 공백 여전
긴 복무 기간 공보의 기피 원인으로 꼽혀 응급·필수 진료 공백 해소 위한 논의 시급
2025-09-01 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충청권 지자체가 올해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의과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174명 중 실제 배치된 인원은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원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가운데 지역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가 요청한 공보의는 총 174명이었지만, 실제 배치된 인원은 13명으로 충원율은 7.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도서·산간 지역이 많은 충남과 충북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대전은 올해 요청 인원이 없어 배치도 없었지만, 충남은 요청 100명 중 6명만 배치됐다. 충북은 67명 요청에 7명이 배정돼 충원율이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세종의 경우 7명을 요청했지만,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울산·광주 등은 충원율 0%를 기록했고, 강원·전남·경북 등 다수 지역 역시 20~30%에 머물렀다. 특히 과거와 비교하면 충원율 하락 폭이 뚜렷하다.
의료계는 공보의 기피 현상의 주된 이유로 긴 복무 기간을 꼽는다.
일반 병사의 의무 복무가 18개월인데 비해 공보의는 36개월인 데다, 근무지가 농어촌·도서지역 등 의료 취약지로 한정돼 있어 젊은 의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최근에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의대생들의 이탈 등으로 군의관이나 공보의 지원 대신 현역 복무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 의료 기반 붕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보건소가 유일한 의료기관인 경우가 많아 공보의 충원 부족은 곧 응급 진료와 필수 진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윤 의원은 "일반 병사보다 과도하게 긴 복무 기간 때문에 의사들이 공보의를 기피하고 현역 복무를 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보의 충원율 급락은 지역 의료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