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 목 축였지만 여전히 목마른 농심
청주 20㎜ 등… 갈증 해소 역부족 지역별 편차크고 호우·가뭄 교차 기후 따른 농업시스템 변화 시급
2025-08-28 이용민 기자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모처럼 내린 비로 충북지역 농민들이 한숨 돌렸다. 폭염 속에 시들어가던 작물들이 다시 생기를 찾고 있지만 긴 가뭄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28일 청주지역 한 농민은 "심어놓은 깨들이 다 타들어가 내 속도 타들어갔는데 그야말로 고마운 단비다. 1~2시간만 더 내렸으면 땅이 흠뻑 젖어 당분간 걱정 안할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26일 청주지역에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20.8㎜의 비가 내렸다. 지난 15일 이후 열흘 이상 이어진 가뭄 끝에 내린 반가운 비였지만 농민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엔 아쉬움이 남는 양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비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관개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농지는 용수 걱정이 덜하지만 농업용수 접근성이 안 좋은 곳에서 농사를 짓는 영세한 농민들은 부담이 크다.
올해 연강수량만 보면 우리나라는 가뭄을 겪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최근 6개월(2월19일~8월18일) 전국 누적강수량은 822.5㎜으로 평년 872.5㎜의 94.5% 수준이다.
문제는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크고 집중호우와 가뭄 현상이 번갈아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는 일부 지역에서는 수해가 발생했지만 강원 영동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충북·경북 일부 지역도 기상가뭄이 있다. 지역 내에서도 편차가 있다. 26일만해도 서청주 지역 강수량은 31.3㎜로 청주 지역보다 50% 많다. 인근 증평은 51.5㎜의 비가 내렸고 진천은 95.5㎜ 강수량을 기록했다.
비가 적게 오면 작물들이 흡수할 물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일조량이 과도하고 고온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잎이 마르거나 시들어버리고, 열매도 제대로 맺지 못하는 농작물들이 많다. 가뭄이 지속되면 병해충에도 취약해진다.
기후변화가 현실화된 만큼 후 새로운 농법이나 작물, 품종 선택과 용수공급 체계 재편 등 전반적인 농업 시스템 변화가 요구된다.
정부는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기상청,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의 가뭄경보 발령기준 고도화 △실측 기반 수급 데이터를 통한 농업가뭄 대응 △AI 기반 가뭄전망 등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농촌의 기후대응에 대한 지자체, 농업인 등 현장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설명회를 충북·충남, 전북·전남, 경기·강원 등 권역별로 10월말까지 개최할 계획이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