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업 고령화·인력난 ‘이중고’ [문화해설사 부족한 충청]

[문화해설사 부족한 충청] 충청 문화관광해설사 고령화 심각 낮은 처우에 청년 인력 ‘한자릿 수’ 고령 해설사 전달·대응력 미흡 우려 청년층 유입 위해 제도 개선 나서야

2025-08-28     김세영 기자
충청권 문화해설사 연령별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충청권 문화관광해설사(이하 해설사) 인력이 고령화하면서 문화관광 서비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심이 나온다.

처우 등의 문제로 청년층 유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장에서는 제도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7일 충청권 각 지자체에 따르면 관내 해설사는 395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53.4%(211명)가 60대에 몰려 있다.

이어 50대가 24.1%(95명), 70대가 20.3%(80명)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40대는 1.3%(5명)로 나타났다.

청년층인 20대는 단 1명에 불과했으며 30대는 전무했다.

반면 초고령층인 80세 이상은 3명으로 집계됐다.

해설사가 고령층에 몰린 배경에는 낮은 처우와 불안정한 지위가 자리한다.

현행 ‘관광진흥법’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운영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해설사의 법적 지위는 자원봉사자다.

전문적인 해설 제공을 위해 전문교육기관의 교육 이수와 필기시험 등을 거쳐 최종 선발되지만, 근로자는 아닌 셈이다.

이에 최저임금과 4대 보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해설사의 경우 하루 7시간 일하고 보상비로 6만원을 받는다.

예산 제약으로 인당 월평균 근무일이 10회가량으로 정해져 있어 월수입은 약 60만원에 그친다.

대전에서 해설사로 활동한 A 씨는 “숲해설가와 달리 해설사는 별도의 국가자격증이 없다. 지역을 잘 알아야 하는 직업 특성상 지자체가 자격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지위가 낮은데, 처우도 좋지 않으니 직업이 필요한 청년층 유입이 잘되지 않는다. 다만 그만큼 부담이 없어서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유입 없이 기존 인력이 고착하면서 일부 지자체는 세대교체를 위한 연령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대전시를 비롯해 부산시·대구시 등이 해설사 상한 연령을 만 80세로 규정했으며, 경남 하동군은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해설사 운영·관리에 대한 예산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기존 인력이 초고령으로 진입해 2022년부터 정년을 두게 됐다”며 “과거 국가인권위원회가 해설사 나이 제한을 차별행위로 규정한 바 있어 계획했던 65세에서 현장 의견 수렴을 거친 만 80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의 권고를 의식한 세종·충북·충남은 따로 상한을 정해두지 않은 상태다.

현장에서는 고령층에 해설사 수요가 많은 만큼 숙련된 노하우 등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하는 한편, 초고령화 진입에 대한 우려를 조심스레 내비친다.

지역 관광협회 관계자는 “해설사가 대부분 은퇴자라 전문성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지만 연령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전달력과 현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관광서비스 지속 가능성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청년층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