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당권 거머쥔 충청… 정치 무대 핵심 ‘급부상’
민주당 정청래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선출 장 대표, 민심·당심 간극 메울 리더십 요구 지선 앞두고 지역 존재감 끌어 올릴 기회 여야 모두 강성 노선 표방… 위기 될수도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끝으로 충청권 출신이 집권 여당과 제1 야당을 모두 이끌게 됐다.
그동안 충청권은 거대 양당의 지역 기반인 영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여야 대표가 등장하게 된 만큼 정치적 존재감 회복을 통한 충청 정치의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투표 결과, 충남 보령·서천 재선 국회의원인 장동혁 후보가 제21대 대선 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에서 충남 금산 출신 정청래 의원이 대표로 선출된 것을 감안하면 충청권 출신이 거대 양당의 당권을 모두 쥐게 된 셈이다.
충청권 여야 당대표 탄생을 두고 사회에서는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호남이 오랜 시간 거대 양당의 당권을 양분해 온 구도 속에서 향후 충청권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대전에 거주하는 신승호(38) 씨는 “선거 때마다 충청을 캐스팅보트라고 부르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영남이나 호남만 챙기는 모습을 보며 지역이 소외되는 건 아닌지 느낀 적이 있었다”며 “이제는 당을 이끄는 자리에 충청권 출신 정치인들이 선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 행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지역의 상징성과 영향력이 배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누구보다 충청인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 선거마다 바로미터로 여겨지면서 정작 선거가 끝나면 소외받았던 민심도 알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충청인의 민심을 담아내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장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추락한 당 지지율 회복, 계파 갈등 수습, 강경 노선 속 외연 확장이라는 삼중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그는 인적 쇄신을 앞세운 ‘혁신’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선 이러한 방식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장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내내 찬탄(탄핵 찬성)파 인사들과 대립해왔고, 탄핵에 동조했던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출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해온 만큼, 내부 정리가 본격화될 경우 내홍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탄파와 찬탄파의 내부 갈등이 격화된다면 중도층 이탈과 외연 확장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당심은 강경한 반탄 지도부를 선택했지만, 일반 민심에서는 여전히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한 만큼, ‘민심과 당심의 간극’을 메우는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지금의 상황이 충청에 전례 없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야 지도부 모두 강성 노선을 표방하고 있어, 충청 출신 지도자들이 자칫 ‘투쟁 일변도 정치’의 상징으로만 각인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야 수장이 모두 충청 출신이라는 점은 분명히 지역 존재감을 끌어올릴 기회”라면서도 “두 대표가 모두 강경파 성향인 만큼, 지역 현안 해결보다 정치투쟁의 상징 무대로만 활용된다면 오히려 충청의 위상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