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과학? 대전 의료관광 외국인 환자에겐 매력 ‘없다’ [의료관광의 허와 실]
의료·과학 결합 강조에도 현장 체감 낮아 연구기관·병원 간 연계 부족 지적 잇따라 市 관광공 “현장 조언 반영해 개선할 것”
2025-08-22 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대전시가 의료와 과학의 결합을 내세워 의료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환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연구기관과 의료기관의 연계성이 부족하고, 정작 현장 의료기관에서는 지원 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1일 시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2023년부터 매년 약 8억원의 예산을 투입, 올해는 8억 1838만원을 편성해 연말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해당 사업을 대전관광공사에 위탁했고, 공사는 생태계 확대·강화와 민간기관 육성·지원, 전략적 홍보마케팅 등 3개 분야의 큰 틀에서 전문 인력 양성, 해외 거점 구축을 통한 홍보 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공사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의약·바이오 연구기관 소재와 의료 R&D 성과를 앞세워 ‘과학도시 대전’ 이미지를 의료관광 경쟁력으로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해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환자 유치와 직접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고, 연구기관과 병원 간 연계 역시 사실상 부재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과학 인프라가 외국인 환자에게 직접적인 메리트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료관광 업계 한 관계자는 "대덕특구와 바이오 기업이 아무리 많아도 환자들이 실제 진료나 시술에서 그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전 연구기관들의 기술로 실제로 지역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느냐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밖에 지자체가 진행하는 의료관광 활성화 사업이 지역 의료기관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의 한 병원 관계자는 "관광공사가 위탁해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시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고, 병원에서는 관련 사업 몇 번 참여해 봐도 외국인 환자 유입률이 적으니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오히려 병원 자체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이 과학도시라며 의료 수준 자부하지만, 자화자찬하는 느낌"이라며 "애초에 대전이 특색이 적은 도시다 보니 환자들이 대전만의 매력을 느끼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의료관광 사업은 개인보다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것은 맞다"며 "대전의 특성상 개인 환자를 직접 겨냥하기는 한계가 있어 에이전시 등 기업과의 협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책에도 웰니스 요소가 포함돼 있지만, 현장의 조언을 반영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