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도 배우고 성장하는 세종교육

[세종시교육청-충청투데이 공동 캠페인] 학습·문화·진로 아우른 맞춤형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개발·감정 표현 활동 등 알차 식사 제공·안전망 구축 등 복지·보호 힘써 교육격차 해소 향한 공교육의 새로운 도전

2025-08-21     이승동 기자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2025년 여름, 세종시 학교 교실은 ‘변화’ 중이다. 예전 같으면 텅 비었을 교정과 교실이 기초학습, 진로탐색, 문화예술 체험, 스포츠 활동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어린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긴다. 세종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방학중 성장지원 사업’은 학생들을 학교로 불러모으고 있다. 이 사업은 학생의 발달 단계와 흥미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활동을 통해 방학 기간을 ‘성장의 시간’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 정책의 시작, 평등을 위한 공교육의 실험

방학 기간, 교육 격차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왔다.

세종시교육청은 2023년 정책연구인 ‘‘방학에도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세종교육’을 통해, 방학이 ‘회복과 쉼’의 시간이자 동시에 학습 결손과 격차가 심화되는 시기임을 재조명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교육청은 ‘방학을 단절이 아닌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방학중 성장지원 사업을 3대 핵심정책 중 하나로 지정했다. 기초학력 강화,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운영에 이은 방학중 성장지원은 공교육의 공적 책임을 방학까지 확장하는 시도이자 도전이었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 쉼과 배움, 복지와 안전이 공존하는 방학

초등학교 54곳에서 진행되는 ‘방학중 성장지원 사업’이 단순한 방학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교육·복지·안전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모두 747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을 통한 학생 발달 수준과 흥미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눈에 띈다. 기초 국어·수학 클리닉부터 전통문화 체험, 유튜브 콘텐츠 제작, 스포츠 교실, 진로 멘토링, 감정 표현 활동 등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해 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알차게 채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자에 한해 무상 중식이 지원된다.

학교별 여건에 따라 도시락, 운반급식, 자체 조리, 간편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특히 자체 조리 식사의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8000원 내외의 균형 잡힌 식사가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안전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등하교 및 프로그램 전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자원봉사 인력이 위촉됐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심알리미 서비스’가 확대 적용됐다. 아울러 경찰서와 소방서 등 지역 기관과의 연계 협력체계를 강화해 지역사회와 함께 안전망을 구축 중이다.


◆ 학교 자율성과 협력 체계

세종교육청은 관내 모든 학교가 예산, 인력, 시설 등 실질적 여건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도록 했다.

일부 학교는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까지 교장-교감-학년부장-행정실장-교무행정사 등 다부서 협력 체제를 구축해 총괄 업무담당자의 부담을 줄이고, 유기적 운영을 실현했다. 강사비(시간당 4만원 이내), 재료비(1프로그램당 24만 5000원), 자원봉사비 등의 예산이 통합교부 형식으로 지원된다. 교육청은 70% 이상 집행 시 잔액은 학교운영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보장하고 있다.


◆ 교육 불평등 해소의 실마리 될까

방학중 성장지원 사업은 단순히 프로그램 개수가 많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방학 중 가정 환경에 따라 교육기회의 격차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공교육이 이를 완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무엇보다 교육복지 우선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어떻게 선별하고 설득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연서초 아이들 쉬지 않고 쑥쑥 자라네

세종 연서초등학교 김보경 학생(4년)은 여름방학이 시작된 이후 단 하루도 학교를 빠진 적이 없다.

누군가는 방학을 ‘쉬는 시간’이라 말하지만, 보경이와 연서초 친구들에게 방학은 또 하나의 ‘성장 시간’이다.

오전 8시, 연서초 앞에 통학버스가 도착하면 아이들이 줄지어 내린다.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찾는 학생은 무려 108명. 전교생 158명 중 3분의 2가 넘는 숫자다. 이들을 맞이하는 건 바로 4개 ‘돌봄교실’이다.

김보경 학생은 "방학중에도 학교 버스를 타고 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공부해서 너무 좋다. 맛있는 급식을 만들어 주시는 급식실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돌봄교실은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니다. 보드게임을 하며 친구들과 협동심을 기르고, 미술 놀이로 표현력을 키운다.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버스 지원은 연서초만의 자랑거리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피아노실로 향한다.

학기 중 즐겨 듣던 방과후 수업이 방학에도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서초는 총 17개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흥미와 재능을 찾아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보드게임, 밴드, 스포츠, 독서논술 등 선택지는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학기 중 수업의 연속성이 확보돼 아이들은 익숙한 환경에 스며든다.

방학 중 늘봄과 성장지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미옥 연서초 교무행정사는 "연서의 학생들이 방학중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있어 너무나 기쁘고 보람된 시간이다. 한걸음 더 성장해 있을 우리 아이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면 한층 더 활기차진다.

강당에서 농구를 하고, 음악실에서 칼림바를 연주한다. 연극놀이를 통해 친구와의 관계를 배우기도 한다.

연서초의 방학 프로그램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정서적 성장과 사회성 발달까지 고려한 전인교육의 방향을 그대로 담고 있다. 교내에서 마련된 물놀이 프로그램은 연서초 방학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더운 날씨에 친구들과 함께 물속에서 뛰노는 시간은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놀이가 아닌,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연서초의 여름방학은 단순한 ‘쉼’이 아니다. 배움의 연장이자 삶을 배우는 시간이다. 교육부가 줄곧 강조해온 늘봄학교 정책과도 맞닿아 있는 연서초의 여름방학은 아이들에게 휴식과 성장을 동시에 선물하고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