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장 높게 나는 독수리, 낮은 곳까지 바라봐야
서유빈·편집국 교육문화부 기자
2025-08-21 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가 올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주더니 야구 외 이슈로도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신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를 사용하면서 장애인석, 시야 제한석, 유리창 파손, 누수 등 구장 시설과 관련된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장애인석을 특별석으로 위장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장애인 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화는 40여 경기 동안 볼파크 내 장애인석 약 90석을 특별석으로 전환해 판매했고 경기당 500여만원, 총 2억원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 4월 진행한 정기 점검에서 이런 상황을 확인하고 5월, 7월에 걸쳐 한화에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한화 측이 시정명령 마지막날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사법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화는 논란이 불거지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장애인석 특화석 변경운영과 관련해 장애인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단체를 만나 협의 후 요구안을 만들어 장애인 배려를 위한 동선, 예매환경, 가격, 시설 등을 위한 전반적인 개선 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장애인석에 단차가 없어 앞 좌석 관람객들이 일어설 경우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점, 보조인 좌석이 없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한화는 더 나은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장애인석을 개선하기는커녕 기존 장애인석 마저 인조잔디로 덮어 가격이 더 나가는 특별석으로 팔았다.
한화가 늦게라도 장애인 팬들에게 사과하고 개선을 약속한 것은 고무적이나 볼파크의 문제는 장애인석뿐만이 아니다.
날아간 파울볼에 객석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관람객들이 오고 가는 통로에 걸린 행잉 간판의 연결 부품이 이탈하는 등 올해 발생했던 사고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비롯해 한화를 응원하기 위해 볼파크를 찾는 관람객들의 안전 위협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볼파크에 대한 대전시의 책임감 있는 태도도 요구된다.
볼파크는 대전시민의 세금을 들여 만든 자산이다. 볼파크에 문제가 생겼다면 대전시와 한화 공동의 책임이 돼야 마땅하다.
이번 시즌 가장 높이 날고 있는 독수리가 더 멀리, 더 낮은 곳까지 바라보며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바람은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이기도 하다.